[녹] 연중 제8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18(17),19-20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이끄시어 나를 구하셨네.
본기도
주님, 이 세상을 정의와 평화로 이끌어 주시고 교회가 자유로이 주님을 섬길 수 있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여러분은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을 불러내신 하느님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 베드로 1서의 말씀입니다.2,2-5.9-12
사랑하는 여러분,
2 갓난아이처럼 영적이고 순수한 젖을 갈망하십시오.
그러면 그것으로 자라나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3 주님께서 얼마나 인자하신지 여러분은 이미 맛보았습니다.
4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5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9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10 여러분은 한때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그분의 백성입니다.
여러분은 자비를 입지 못한 자들이었지만
이제는 자비를 입은 사람들입니다.
11 사랑하는 여러분, 이방인과 나그네로 사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영혼을 거슬러 싸움을 벌이는 육적인 욕망들을 멀리하십시오.
12 이교인들 가운데에 살면서 바르게 처신하십시오.
그래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이라고 여러분을 중상하는 그들도
여러분의 착한 행실을 지켜보고,
하느님께서 찾아오시는 날에 그분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00(99),1-2.3.4.5(◎ 2ㄴ 참조)
◎ 환호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라.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라. ◎
○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 감사하며 그분 문으로 들어가라. 찬양하며 그분 앞뜰로 들어가라. 그분을 찬송하며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은 대대에 이르신다. ◎
복음 환호송
요한 8,1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46ㄴ-52
그 무렵 46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47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48 그래서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9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하고 말하였다.
50 그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51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52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바르티매오는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라고 소리칩니다. 소리가 꽤 컸나 봅니다. 많은 이가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꾸짖습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외칩니다. 예수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바르티매오를 불러오라 하십니다.
바르티매오를 부르러 간 사람들의 말이 참 살갑습니다.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마르 10,49) 그냥 ‘당신을 부르시네’라고만 해도 될 텐데, 사람들은 바르티매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조용히 하라고 꾸짖은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또 그들이 어떤 말로 바르티매오를 꾸짖었는지 복음은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행렬에 함께했으니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이었겠지요. 그들은 바르티매오에게 예수님을 부르지 말라고, 예수님께 다가오지 말라고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행렬이 방해받지 않게 하려는, 나름 좋은 뜻이었겠지요. 좋은 뜻이 나쁜 결과를 낳았습니다. 무엇이 좋은 일이고 나쁜 일인지 생각해 봅니다. 이런 기준은 어떻습니까?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어 예수님께 오도록 만들면 좋은 일이고, 그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면 나쁜 일이라고요.
예물 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봉헌할 예물을 마련해 주시고 이 예물을 저희 정성으로 받아 주시니 자비를 베푸시어 이 제사를 저희 공로로 여기시고 더 많은 상급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3(12),6 참조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
<또는>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자비를 간청하오니 현세에서 저희를 길러 주는 이 성사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를 만납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 사람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 큰 소리로 외칩니다. 도움을 청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는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합니다. 그러나 바르티매오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예수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사람들이 막아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저도 미국 신학교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강의를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어떻게든 혼자 해결해 보려 하였지만, 결국 교수님들과 동료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부끄러웠지만, 그들은 오히려 솔직한 저를 좋아하였고 기꺼이 도와주었습니다. 바르티매오처럼 용기를 내어 도움을 청하였을 때 생각하지 못한 은총이 찾아온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르티매오의 간절함에 응답하십니다.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10,51). 예수님께서는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10,52)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곧 다시 보게 되었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신앙은 용기입니다. 나의 허물이 많고 죄에 걸려 몇 번씩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예수님께 끊임없이 다가가는 용기입니다. 죄와 허물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을 숨기고 혼자 해결하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나약함을 아십니다. 그분 앞에 솔직하게 우리의 부족함을 드러낼 때, 그분께서는 우리를 일으켜 세워 주십니다. 지금 바로 용기를 내 예수님께 도움을 청합시다. 그분께서 부르십니다.
(권순호 알베르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