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복음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5-17
5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6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7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8 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9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10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1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12 그러나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들은 바깥 어둠 속으로 쫓겨나,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바로 그 시간에 종이 나았다.
14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집으로 가셨을 때,
그의 장모가 열병으로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셨다.
15 예수님께서 당신 손을 그 부인의 손에 대시니 열이 가셨다.
그래서 부인은 일어나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16 저녁이 되자 사람들이 마귀 들린 이들을 예수님께 많이 데리고 왔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악령들을 쫓아내시고,
앓는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17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그는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졌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수님 앞에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 모습입니다. 어떤 이는 병든 몸을 이끌고 직접 오고, 또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대신하여 간청합니다.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도 그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예수님 앞에 섰습니다. 바로 자신의 종입니다. 종을 친구처럼 대하는 그의 모습에 예수님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백인대장이 예수님께 청한 것은 ‘한 말씀’일 뿐이었습니다. 먼길을 왔을 텐데 바라는 것이 말 한마디뿐이라는 것은, 그 한 말씀만으로도 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을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약속의 증표라거나 거창한 의식을 부탁드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믿음에 감탄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붙드는 믿음이 아니라 보지 않고도 믿을 줄 아는 확신입니다.
주님을 내 지붕 밑에 들일 자격이 없다는 백인대장의 고백은 사실 우리 모두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우리 또한 우리 안에 예수님을 모시기에는 참으로 부족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오늘 복음을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복음은 완전한 사람이 응답을 받는 것이 아니라 겸손히 주님을 믿는 사람이 은총을 만난다고 알려 줍니다. 내 힘과 자격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신뢰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우리도 백인대장의 믿음으로 주님 앞에 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소망만을 올리기보다 한 말씀만을 청할 줄 아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