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복음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8
1 그때에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하였다.
2 바리사이들이 그것을 보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그도 그의 일행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지 않았느냐?
5 또 안식일에 사제들이 성전에서 안식일을 어겨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에서 읽어 본 적이 없느냐?
6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7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8 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밀이삭을 뜯어 먹은 일로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 안식일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지요.
복음을 읽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예수님 편에 서게 됩니다. 사람보다 규정을 앞세우는 바리사이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예수님의 말씀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가 과연 그 상황 속에 있었다면 무엇이 옳은지 그렇게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어느 공동체든 함께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켜야 할 기준들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좋은 뜻에서 시작된 약속들이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준들은 점점 단단해지고, 어느새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규칙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때로는 그 기준이 사람을 살리기보다 오히려 사람을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한 가지 기준을 다시 들려주십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12,7)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지키고 있는 기준이 사람을 살리고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를 밀어내는 기준이 되고 있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