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6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54(53),6.8
보라, 하느님은 나를 도우시는 분, 주님은 내 생명을 떠받치는 분이시다. 저는 기꺼이 당신께 제물을 바치리이다. 주님, 좋으신 당신 이름 찬송하리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주님의 은총을 인자로이 더해 주시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언제나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사람아,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말씀하셨다.>
▥ 미카 예언서의 말씀입니다.6,1-4.6-8
1 너희는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너희는 일어나 산들 앞에서 고소 내용을 밝히고
언덕들이 네 목소리를 듣게 하여라.”
2 산들아, 땅의 견고한 기초들아, 주님의 고소 내용을 들어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고소하시고 이스라엘을 고발하신다.
3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느냐?
내가 무엇으로 너희를 성가시게 하였느냐? 대답해 보아라.
4 정녕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왔고
종살이하던 집에서 너희를 구해 내었으며
너희 앞으로 모세를, 아론과 미르얌을 보냈다.
6 내가 무엇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아가고
무엇을 가지고 높으신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합니까?
번제물을 가지고,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분 앞에 나아가야 합니까?
7 수천 마리 숫양이면, 만 개의 기름 강이면 주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내 죄를 벗으려면 내 맏아들을,
내 죄악을 갚으려면 이 몸의 소생을 내놓아야 합니까?
8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이고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분께서 너에게 이미 말씀하셨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아니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50(49),5-6.8-9.16ㄴㄷ-17.21과 23(◎ 23ㄴ)
◎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내 앞에 모여라, 나에게 충실한 자들아, 제사로 나와 계약을 맺은 자들아!” 하늘이 그분의 의로움을 알리네. 하느님, 그분이 심판자이시네. ◎
○ 제사 때문에 너를 벌하지는 않으리라. 너의 번제야 언제나 내 앞에 있다. 나는 네 집의 수소도, 네 우리의 숫염소도 받지 않는다. ◎
○ 어찌하여 내 계명을 늘어놓으며, 내 계약을 너의 입에 담느냐? 너는 훈계를 싫어하고, 내 말을 뒷전으로 팽개치지 않느냐? ◎
○ 네가 이런 짓들 저질러도 잠자코 있었더니, 내가 너와 똑같은 줄 아는구나. 나는 너를 벌하리라. 너의 행실 네 눈앞에 펼쳐 놓으리라. 찬양 제물을 바치는 이는 나를 공경하리라.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복음 환호송
시편 95(94),7.8
◎ 알렐루야.
○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 알렐루야.
복음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와 함께 되살아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8-42
38 그때에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이 일으키시는 표징을 보고 싶습니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
그러나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40 요나가 사흘 밤낮을 큰 물고기 배 속에 있었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사흘 밤낮을 땅속에 있을 것이다.
41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42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와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수님께서 요나서를 떠올리신 것이 인상적입니다. 요나서는 그 어떤 성경책보다도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요나는 사흘 낮과 사흘 밤을 그 물고기 배 속에 있었다.”(2,1)고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물고기의 불편함입니다. 커다란 개체가, 그것도 살아 있는 채로 내 배 속에 들어와 있다고 상상하면 머리가 쭈뼛쭈뼛 섭니다. 니네베를 향해 외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바다로 달아난 요나의 죄는 결국 물고기에게 큰 고통을 안겨 줍니다. 곧이어 요나의 예언을 듣고 회개한 니네베의 임금은 명령합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소든 양이든 아무것도 맛보지 마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3,7-8) 사람의 죄가 무엇이기에 짐승까지도 단식해야 할까요? 왜 짐승도 함께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부르짖어야 할까요? 인간의 죄의 결과는 자신의 운명만을 걸고 넘어지는 게 아니라 피조물 전체를 집어 삼킨다는 것, 요나서의 메시지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으로 돌아옵니다. 바리사이들은 표징을 보고 싶어합니다. 마음속 깊이 숨어 있던 ‘승리주의’에 대한 의식이 표출됩니다. 우리는 선택된 민족이고, 우리의 믿음 체계는 다른 어떤 종교문화 체계보다도 뛰어나며, 그래서 표징이 일어난다면 우리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큰’ 생각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진정성은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으로 볼 수 있는 감수성, 내 가까이 살아 있는 존재를 하느님의 손길이 깃든 것으로 볼 수 있는 바로 그 ‘작은’ 감수성에 있지 않을까요?
예물 기도
하느님, 구약의 제사들을 하나의 제사로 완성하셨으니 하느님의 종들이 정성껏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아벨의 제물처럼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존엄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제사가 인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신다.
<또는>
묵시 3,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서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억측을 늘어놓더니(마태 12,24 참조), 오늘 복음에서는 율법 학자들과 함께 다가와 표징을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말씀하신 바와 같이, 그분의 놀라운 행위들은 하느님 나라가 이미 와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12,28 참조). 그러나 그들은 이를 보고도 못 본 척하며, 계속해서 그 정당성을 증명해 보라고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이렇게 꾸짖으십니다. “악하고 절개 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구나!”(12,39) 여기서 ‘절개 없는’으로 옮긴 그리스 말 ‘모이칼리스’는 본디 ‘간음하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이는 하느님과의 신의를 저버린 영적 상태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입술로는 하느님을 경외한다고 하면서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표징’을 내놓으라며 의심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영적 간음’에 빠진 그들의 실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도 바리사이들처럼 하느님을 시험하려 들 때가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에 대한 신의를 잃고 눈이 멀어 버린 인간은 더 자극적이고 화려한 ‘하늘의 표징’을 갈구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12,39). 요나의 기적은 죽음 너머의 생명, 곧 부활을 미리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이 표징을 삶으로 받아들이려면 그저 기적을 구경하는 ‘관객’의 자리에서 벗어나 참된 회개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그 구원 드라마의 서막을 알리는 이들이 바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백재욱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