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복음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20-28
20 그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고 무엇인가 청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이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2 예수님께서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24 다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
25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27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28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야고보 사도의 축일을 맞아, 야고보 사도가 등장하는 복음 말씀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은 야고보 사도에게 썩 자랑스러운 장면은 아닙니다. 어머니와 함께 와서 예수님 옆자리를 달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야고보 사도의 가족들은 이때까지만 해도 예수님 따라 사는 길을 세상에서의 출셋길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야망은 있을지언정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던 야고보가 예수님과 함께 여정하면서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합니다. 세상에서의 출세 말고 다른 영광을 몰랐던 야고보는 이제 하느님의 영광에 대해서, 높아지는 영광이 아니라 낮아지는 영광에 대해서 깨닫기 시작합니다. 결국 야고보 사도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났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 사도가 호기롭게 외쳤던 대로, 스승의 잔을 똑같이 따라 마시게 되었습니다.
야고보 사도를 기억하는 오늘, 우리는 사도께서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하던 시절, 즉 오늘 복음의 장면을 묵상합니다. 야고보 사도와 우리의 모습이 참 비슷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 위에 있지만, 때로는 세속적인 것을 욕심내기도 하는 우리입니다. 그런 부족함이 때로 우리를 낙담하게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 순간도 변화하고 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거룩함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야고보 사도를 변화시켰던 그 말씀이, 오늘날 우리 마음속에도 똑같이 있습니다. 그 말씀의 박동을 느끼면서, 오늘도 내일도 섬김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