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복음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예수님을 따랐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9-13
그때에 9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0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11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2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13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유대계 이탈리아 작가이며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인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의 한 장면을 떠올립니다. “그때 나는 3층에 있는 내 침대에서 쿤 노인이 머리에 모자를 쓰고 상체를 거칠게 흔들며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그 소리를 듣는다. 쿤은 자신이 (학살 대상자에) 선발되지 않은 것을 신께 감사하고 있다. / 쿤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옆 침대의 그리스인, 스무 살 먹은 베포가 내일모레 가스실로 가게 되었다는 걸 모른다는 말인가? 베포 자신이 그것을 알고 아무 말도 없이 침대에 누워 작은 전등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 그 어떤 위로의 기도로도, 그 어떤 용서로도, 죄인들의 그 어떤 속죄로도, 간단히 말해 인간의 능력 안에 있는 그 무엇으로도 절대 씻을 수 없는 혐오스러운 일이 오늘 벌어졌다는 것을 쿤은 모른단 말인가? / 내가 신이라면 쿤의 기도를 땅에 내동댕이쳤을 것이다.”
쿤 노인의 광기에 가까운 기도가 바리사이의 희생 제물과 포개어집니다. “생각이 없는” 기도, 너의 상처에 대한 공감과 우리의 존엄에 관한 처절한 질문이 제거된 기도, 곧 “자비” 없는 “희생 제물”은 금세라도 “땅에 내동댕이”쳐질 듯 위태롭습니다. 교부들은 하느님을 ‘거울’에 비유했습니다. 하느님의 얼굴을 보는 일은 내 얼굴을 보는 일입니다. 정직한 기도는 그래서, 내가 얼마나 인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를 되물으며, 연민에서 비롯된 나의 아픔이야말로 하느님의 얼굴임을 알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