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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백]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복음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3-22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16 비둘기를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21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22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레이먼드 카버의 그 유명한 단편소설 『대성당(Cathedral)』의 주인공은 냉소적이고 공감 능력이 부족한 남자로, 아내의 오랜 친구인 시각장애인 로버트를 집에 머물게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처음에는 경계심을 품은 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저녁 식사 후 늦은 밤, 아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둘은 중세의 대성당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보게 됩니다. 대성당을 묘사해 달라는 로버트의 부탁에 주인공은 말로는 그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로버트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주인공은 눈을 감은 채, 자신의 손 위에 로버트의 손을 얹고, 대성당을 종이에 함께 그려 나갑니다. “이거 진짜 대단하군요.(It’s really something.)” 주인공의 고백과 함께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온 세상 모든 교회의 어머니’란 별명을 지닌 라테라노 대성전은 우리에게 성전의 의미를 묻습니다. 성전과 예수님의 몸이 동의어라는 오늘 복음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결국 성전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일의 의미에 관한 물음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대성당을 보고 있지만 보지 못합니다. 눈을 감고 나서야, 또 낯선 이의 손을 맞잡고 나서야 비로소 대성당 앞에 선 나를 ‘보게’ 됩니다. 성전의 의미를 알기 위해선 우리도 주인공의 경험이 필요해 보입니다. 눈을 감음으로써, 실은 내가 아니라 성전(예수님)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느낍니다. 또 내 손 위에 포개진 누군가의 손의 무게를 느낌으로써 성전(예수님)이 나에게 보내는 말 없는 지지와 위로를, 그 중력과도 같은 필연적 은총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