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복음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집회 39,6-10)와 복음(마태 16,13-19)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에서 종은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하고 돌아옵니다. 그런데 주인은 수고했다며 먼저 밥을 차려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시 시중을 들라고 합니다. 아무리 종이라도 애쓴 만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기에 주인의 말이 서운하게 들립니다. 일상에서도 그렇습니다. 가족을 위해 한 일도, 공동체를 위해 참은 일도, 아무도 몰라주면 마음 한쪽이 금세 허전해집니다. 힘든 것은 일을 많이 해서만은 아니라 내가 한 일을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함께 들고 있기 때문이겠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이 말씀은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라는 뜻이 아니라 사랑을 계산하지 말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참된 사랑은 때로 아무도 박수 쳐 주지 않는 자리에서 오래 머뭅니다. 밥을 차리고, 기다려 주고, 먼저 미안함을 건네고, 다시 손을 내밉니다. 그래서 신앙은 “내가 이만큼 했습니다.”라고 하느님께 보여 드리는 일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아도 사랑해야 할 것을 조용히 사랑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