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9,45-48
그때에 45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
46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47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48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
온 백성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레미야 시대의 사람들은 다른 이를 속이고 억압하며 살면서도, 성전에 와서 제사를 드리면 자신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삶은 달라지지 않으면서 성전과 제사가 자신들을 지켜 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그런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이라고 꾸짖습니다.(예레 7,1-11 참조)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시며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고 하십니다. 얼핏 들으면 성전 안에서 벌어진 상행위 자체를 문제 삼으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예레미야가 꾸짖었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것은 삶은 달라지지 않으면서, 성전에서의 기도와 제사로 자신의 삶을 덮을 수 있다고 여기는 마음이었습니다. 기도의 자리가 삶을 변화시키는 곳이 아니라 삶을 가리는 은신처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참된 기도는 우리를 숨겨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 우리 자신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기도 안에서 만난 하느님은 내가 이웃을 대하는 말과 행동 속에서도 드러나야 합니다. 오늘 나의 기도는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