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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 정기총회 폐회미사 강론)
   2023/05/17  14:51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 정기총회 폐회미사

 

2023년 5월 10일, 한티 피정의 집

 

찬미예수님,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하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티 피정의 집에서 총회 일정과 함께 기도와 산책, ‘한티 가는 길’ 순례에도 함께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포도나무와 가지에 관한 말씀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5,5ㄱㄴ)가 핵심구절입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은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입니다. 성령의 세례를 받은 신자는,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르게 되었으니, 예수님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이시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말씀에서, 예수회의 모토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for the greater glory od Gad, 라틴어 AMDG, Ad majorem Dei gloriam)가 떠오릅니다.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선결조건, 요구조건이 2개인데요, 첫째,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둘째, ‘내 제자가 되면’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첫째로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농부 하느님께서 가꾸시는 예수님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붙어 있으면서 열매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하는데요. 포도나무-포도가지-포도열매로 연결된 이미지에서 예수님-우리 각자-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결실이 떠오릅니다. 열매 맺지 않는다는 것은 열매 맺지 못하는 것과는 다르기에, 누가 봐도, 또 스스로 행할 능력이 있는데도 사랑의 실천을 거부하는 가지를 쳐내신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하시는데요, 가지가 나무로부터 전달되는 영양분 수분을 거부하고 다른 것, 나무로부터 오지 않는 다른 것을 찾는다면 결국 결실은 없다고 하십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청하는 것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하시는데요. 내 안에 머무시는 예수님 말씀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 열매는 어쩌면 내 욕심, 내 명예, 내 자존심, 내 권력의 열매이고, 포도나무 열매는 아닌 것이 되며, 결국 하느님 의 열매가 아니라는 무서운 결과를 빚습니다. 예수님 안에 머무르면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예수님처럼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청할 것이고 그 청은 무엇이든지 들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내 제자가 되면’하셨는데요. 요한복음에는 내 제자와 관련하여 두 구절, 8장 31절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리고 13장 35절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이 등장하는데요. 참고로 14장 23절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까지 함께 놓고 살펴봅니다. 결국 ‘내 제자가 되면’의 뜻은 ‘예수님 말을 따르며,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이 그에게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제자다운 삶의 열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열매, 애덕의 열매를 맺는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제자는 예수님을 따라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 제자의 길이 쉽고 평탄하다 하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제자의 길은 기본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함께 제 십자가의 길을 가면 예수님과 함께 부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가면 죽음을 뚫고 부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를 보살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길로 힘껏 나아가고, 하느님 사랑의 열매, 이웃 사랑의 열매를 풍성히 맺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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