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발대미사 강론)
   2023/07/18  10:49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발대미사

 

2023년 7월 15일, 성 유스티노 경당

 

찬미예수님,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는 루카복음 1,39절 말씀을 주제로 하는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에 파견될 대구.안동교구 참석단 발대미사를 거행합니다. 대구대교구(40명), 안동교구(14명), 통역봉사로 브라질 한인성당(5명)에서 총59명의 참가단입니다. 사전대회로 포르투 교구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본대회는 8.1-6일가지 리스본에서, 개막 미사 후 2일부터 삼일간 교리교육과 젊은이 축제, 그 다음날 철야기도 장소의 행사, 마지막 날에 프란치스코 교황님 주례 폐막미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매달 준비모임을 하면서, 준비교본 <일어나라>(Rise up)으로 잘 준비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사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큰 사건입니다. 저는 2000년 대희년 때 로마 세계청년대회에 통역봉사자로 함께 하였습니다. 그때 청년들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 일과후 뒤풀이 자리에서 음료를 나누면서도 하느님 이야기를 하고, 꾸준히 묵주기도를 하고, 율동찬양을 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서로 돕고 챙겨주며 애덕을 실천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 청년들 가운데 나중에 신학교에 가서 사제가 된 경우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전하고 있습니다. 씨앗은 길에, 돌밭에, 가시덤불속에, 또 좋은 땅에 뿌려졌습니다. 그 씨앗들 가운데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각기 백배, 예순 배, 서른 배 등 다양한 열매를 맺었다고 전합니다. 알렐루야는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씨 뿌리는 이는 그리스도’라고 밝힙니다. 우리는 마음의 밭을 잘 가꾸어서, 씨앗이 뿌리내리게 하고, 많은 열매를 맺게 하는 좋은 밭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1독서 이사야서는 ‘하느님의 입에서 나가는 말씀이, 헛되이 돌아가지 않고, 반드시 하느님의 뜻을 이루며, 하느님의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합니다.

 

독서와 복음에 비추어 하느님의 말씀이 열매를 맺고, 하느님의 뜻과 주신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청년대회 준비모임책자 <일어나라>를 살펴보니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말씀이 전해지자, 혼란과 의심이 들었지만,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가득한 마리아가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응답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어 마리아는 이번 청년대회 주제 성구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왜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까? 천사가 말하기를 친척 엘리사벳이 임신한지 여섯달이 되었다고 했기 때문에, 그녀를 만나기 위해 서둘러 갔습니다. 많은 나이에 임신한 것을 축하하러 갔을 수도 있고, 혹은 임신한 엘리사벳을 도우러 갔을 수도 있고, 혹은 엘리사벳 뱃속의 세례자 요한이 마리아 뱃속의 예수님께 경배를 드릴 수 있도록 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글 성경에는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갔다.’하여 ‘일어나’가 없었지만, 희랍어 성경에는 ‘아나스타사’로, 영어번역에는 ‘arose’로, 라틴어 성경에는 ‘Exsurgens’로 ‘일어나’가 들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마리아는 말씀을 받아들였고, 그 말씀은 행동을 일으킵니다. 일어나고, 서둘러 길을 떠납니다. 여기에서 ‘일어나’는 ‘부활하여’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움츠려 있지 않고 성령의 힘으로 일어나(부활하여) 행동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이 열매를 맺는 좋은 밭’은 어쩌면 성령의 힘으로 길, 돌밭, 가시나무속과 같은 내 마음을 마음의 밭갈이를 하여 좋은 밭이 되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좋은 밭으로 변화되어야 결실을 맺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께서는, 여러분에게 주어지는 말씀을 잘 받아들이는 좋은 밭이 되어, 말씀을 잘 자라게 하여, 여러분의 말과 행동으로, 포르투, 리스본,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러분의 인생 속에서 더욱 풍성한 결실을 맺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아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61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강론) 23/09/13 1483
260 공정을 물처럼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관덕정 순교기념관 후원회원의 날 미사 강론) 23/09/08 1414
259 젊은이들이 등불을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도록 (대구가톨릭청소년회 사제연중피정 파견미사 강.. 23/09/04 1162
258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전에 할 일 (25년차 교구 사제연수 파견미사 강론) 23/08/31 1388
257 너희를 위한 구원의 표지가 될 것이다. (포콜라레 마리아폴리 경주 개막미사 강론) 23/07/26 1590
256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루카 1,50) (2023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미사 .. 23/07/25 996
255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을 열매를 맺었네. (2023년 농민주일 미사 강론) 23/07/18 1334
254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발대미사 강론.. 23/07/18 1492
253 나는 이제 너희를 보낸다 (2023년 제2차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강론) 23/07/17 1246
252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욱수성당 비안네 교육관 축복 미사 강론) 23/07/17 793
251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2023년 소공동체 전국모임 미사 강론) 23/06/27 1515
250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특수 사목 사제 성화의 날 미사 강론) 23/06/20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