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세례를 받아 구원을 받고 (성서성당 주님 승천 대축일 미사 강론)
   2021/05/24  13:24

주님 승천 대축일 미사

 

2021년 5월 16일, 성서성당

 

찬미예수님,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코로나 속에서도 건강하게 잘 계십니까? 오늘 복음(마르 16,15-20)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는다.’하십니다.

 

첫째 사명은 ‘너희는 온 세상에 가라.’입니다. 예전에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창세 12,1)하셨습니다. 하물며 강아지도 자기 집에서는 기를 펴는 데, 아무 기댈 곳 없는 땅으로 가라하시며, 아브라함이 오로지 하느님께만 의지하게 하셨던 것 기억하시지요? 생존과 목숨이 오로지 하느님께 달렸으니 아브라함은 당연히 하느님만을 믿고 의지하였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모든 민족들에게 가라.’고 하십니다. 전교여행을 가는 데 있어서 이미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마태 10,10)하였던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제자들은 오로지 예수님께 의지하며 전교 사명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둘째 사명은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들이 구원을 받도록’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1서 15장에서 ‘복음은 구원을 위한 것으로 그리스도께서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셨다.’고 선포합니다.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면 세례를 받습니다. 세례를 받으면, 물로써 모든 죄를 씻고 하느님과 화해하게 되며, 성령을 받아 모신 성령의 궁전이 되고 은총을 받으며,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되고, 구원을 받아 종의 신분에서 자녀의 신분이 되며, 또한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의 자격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믿고 세례를 받아 구원을 받도록 복음을 널리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 승천 때 남기신 사명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사명>이라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주님이 홀로 가신 그길 나도 따라 가오 (중간생략) 험한 산도 나는 괜챦소. (중간생략) 아버지 나를 보내주오. 나는 달려가겠소. 목숨도 아끼지 않겠소. 나를 보내주소.’ 이런 가사입니다. 국악풍의 노래라서 박해시대에 복음을 전하던 서양 선교사들, 김대건 신부님, 최양업 신부님의 모습도 떠오르며, 박해를 피해 가는 곳마다 신앙을 전하고 교우집, 공소집 혹은 교우촌을 이루어 신부님이 일 년에 한 두 차례 공소순방을 오시면 밤새 길을 걸어와서 고해성사와 미사에 참석하였던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생각합니다.

 

‘믿고 세례를 받아 구원을 받도록 복음을 전하라.’고 예수님은 당부하셨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은 선종을 앞두고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고 밝히셨다고 합니다.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구원을 받아 기쁘고 행복해야, 그 구원의 기쁜 소식인 복음을 아직 하느님을 모르고, 하느님의 사랑을 모르고 사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전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주신 사명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여라.’라는 사명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세례 받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기쁘고 행복하게 사는 그 자체를 증언하라는 것입니다.

 

성인들 가운데 슬픈 성인은 없다고 합니다. 성인들은 박해와 곤경 속에서도 하느님과 함께 한다는 강한 믿음으로 내적 평화와 내적 기쁨을 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사람들 앞에서 우리가 먼저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자녀들의 기쁨과 행복을 증언하여, 이로써 복음이 널리 전파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주님께서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아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64 프라도 사제로 서약하시는 신부님께 (김창욱 신부 프라도회 유기서약 미사 강론) 23/10/12 2668
263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미사 강론) 23/10/06 1577
262 십자가 곁의 성모님 (사제연중피정 3차 파견미사 강론) 23/09/18 1864
261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강론) 23/09/13 1503
260 공정을 물처럼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관덕정 순교기념관 후원회원의 날 미사 강론) 23/09/08 1428
259 젊은이들이 등불을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도록 (대구가톨릭청소년회 사제연중피정 파견미사 강.. 23/09/04 1182
258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전에 할 일 (25년차 교구 사제연수 파견미사 강론) 23/08/31 1406
257 너희를 위한 구원의 표지가 될 것이다. (포콜라레 마리아폴리 경주 개막미사 강론) 23/07/26 1614
256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루카 1,50) (2023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미사 .. 23/07/25 1008
255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을 열매를 맺었네. (2023년 농민주일 미사 강론) 23/07/18 1354
254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발대미사 강론.. 23/07/18 1513
253 나는 이제 너희를 보낸다 (2023년 제2차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강론) 23/07/17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