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생명을 주시는 성령’의 도구되어 (성령강림대축일 대구주보 강론)
   2021/05/28  11:51

성령강림대축일

 

2021년 5월 23일

 

코로나19로 1년이 넘게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기에 2021년의 성령강림 대축일에는 특히 ‘생명을 주시는 성령’에 관하여 생각해 봅니다. 이는 성령을 향하여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이다.’라는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의 신앙 고백입니다.

 

성령을 통하여 영원한 말씀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곁에 오셨던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에게 겸손하게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을 받으셨고, 십자가에서 다 이루시고 숨을 내쉬셨습니다. 성부 하느님께서 당신을 부활시켜 주신 다음에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아라. 죄를 용서해 주라.’고 하셨고(오늘의 요한 복음 20,22-23), 승천하시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전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외침에서 ‘예수님이 버림받은 느낌이셨을까?’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위일체 십자가 이콘을 살펴보면 예수님 매달리신 십자가를 성부께서 양손으로 붙잡고 계시고, 성부의 입과 예수님의 입 사이를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연결하여 십자가 수난의 현장에 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 계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자는 그리스도(기름 부음 받은 이)와 똑같이 성령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기에 그리스도인이라 불립니다. 신자는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는 세례’를 받는데, 물은 죄에서의 죽음을 상징하고, 성령은 영원한 생명을 향한 부활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세례 받은 신자는 그리스도인으로 생명을 주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말씀과 성찬의 양육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루카 11,13)하시며 성령을 청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날마다 ‘오소서 성령님. 임하소서 성령님’ 청하면 좋겠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가 성령의 힘으로 ‘아빠 아버지’라고 외치고,(로마 8,15),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시도록’(로마 8,26)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코로나 19의 엄중한 시대입니다. 우울감을 느끼시는 등 여러 가지로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계십니다. 우리 가운데에도 이웃 중에도 어떤 분이 십자가의 예수님처럼 버려졌다는 느낌이 갖지 않고, 오히려 언제나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사랑과 생명을 주신다는 것을 깨닫도록 도우면 좋겠습니다. ‘생명을 주시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가족과 이웃에게 힘을 주고 용기를 나누는 일들을, 마스크 착용처럼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도록 합시다. 어렵고 힘든 이 시기에,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주여 저를 당신(성령)의 도구로 써주소서’하고 기도하고, ‘주님, 당신 숨을 보내시어 온 누리의 얼굴을 새롭게 하소서.’(화답송 후렴)하고 기도합시다. 우리 자신을 생명을 주시는 성령께, 당신의 도구, 생명을 살리는 도구로 내어 드립시다. 아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85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2018년 공동체와 구역의 날 파견 미사 강론) 18/10/23 5041
84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프랑스 방문단 삼덕 젊은이 본당 방문 미사 강론.. 18/10/23 4376
83 사람들이살아가는 것은 사랑 때문이다 (2018년 카리타스 페스티벌 개회미사 강론) 18/10/15 4761
82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파스카 청년 성서 모임 미사 강론) 18/09/04 6125
81 성모님을 본받아 그 영광을 함께 누리도록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강론) 18/08/17 5143
80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한국청년대회 참가 대구대교구 청년 미사 강론) 18/08/17 4639
79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는 본당 공동체 (동명성당 40주년 감사미사 강론) 18/07/03 6278
78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야 (2018년 상반기 말씀 잔치 파견미사 강론) 18/06/23 5775
77 사제는 거룩한 것을 주는 사람 (2018년 제3차 교구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강론) 18/06/23 5429
76 80주년 화원 본당 사랑과 신앙의 공동체 (화원성당 80주년 미사 강론) 18/06/23 5599
75 젊은이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제4회 주교님과 함께하는 젊은이의 날 감사미사 강론.. 18/05/15 6329
74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제104차 세계 이민의 날 이주민 합동 미사 강론) 18/05/04 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