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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례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 (잘츠부르크 자매 교구와의 만남 미사 강론)
   2023/01/18  17:29

잘츠부르크 자매 교구와의 만남 미사 강론

 

2023년 1월 8일,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성 요한 성당

 

찬미예수님, 티롤 지방 성 요한 성당 교우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를 오늘 미사에 초대해 주신 라크너 대주교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먼저 예수님은 겸손하게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세례자 요한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은 오히려 자신이 세례를 청해야 할 터인데 예수님께서 찾아오셨으니, 그분을 말리고 세례를 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도록, 지금은 이대로 하자.’고 말씀하시자, 그제야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시는데,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하는 말씀이 들렸습니다. 아들이라고 불렀으니 아버지의 음성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세례 장면은, 말씀이셨다가 사람이 되시어 우리 곁에 오셔서 세례를 받으시는 성자 예수님과,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는 성령과, 목소리로 사랑하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고 말씀하시는 성부가 함께 계시기 때문에, 삼위일체 하느님의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이 모두 함께 하는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오늘 미사의 감사송도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주님의 세례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답고 놀라운 신비가 우리 신자들이 세례를 받을 때에게 일어났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자는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우리는 세례의 힘으로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르게 되는데, 세례로 창조주와 피조물의 자연적 관계에서 아버지와 하느님 자녀라는 초자연적 관계로 신비롭게 승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례를 통하여 성령의 궁전이 됩니다. 그리고 세례 전례에 동반된 말씀 전례나 성찬례를 통하여 우리는 말씀과 성체로 함께하시는 성자 예수님과 일치하게 되니, 세례 받은 우리도 성부 성자 성령의 친교 속에 살며 하느님 자녀로서 아버지의 뜻을 따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공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하늘나라와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십자가에서 자신을 바쳐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시고, 하느님과 인류를 화해시켜 주셨으며, 당신을 믿는 이들에게 구원의 표징이 되셨습니다. 세례를 받은 우리 모든 신자는 세례의 3가지 직분, 곧 세례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으며, 이 날마다의 십자가의 길을 통해서 부활을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날마다의 삶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세례의 사제직으로 기도와 미사와 성사를 실천하고, 세례의 왕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세례의 예언직으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면서, 기쁘고 행복한 신앙생활,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 신자의 축복된 삶을 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최근 교리교사직을 제정하셨습니다. 대구대교구도 아직은 한 본당에 사제 1명이상이 사목하고 있지만, 한국이 인구급감을 겪고 있어서, 일이십년 후부터 여러 본당을 묶어 한 사제가 담당하고, 사제가 상주하지 않는 본당은 평신도 교리교사가 본당 사제를 도와 돌봐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초창기에도 평신도가 공소회장 혹은 전교회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이제 인구감소로 세계적으로 평신도의 역할이 점점 커집니다. 오늘 주님 세례 축일에, 우리 각자는 세례의 3직무로 주어지는 소임을 포함하여, 예수님을 뒤따르는 십자가의 길로, 날마다 주어지는 제 십자가를 지고, 부활을 향하여 나아갑시다. 성체로 부활의 보증을 받고, 말씀으로 위로 받으며, 하느님 친교 속의 복된 신앙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합시다. 제 십자가를 받아들여 오히려 행복한 날들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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