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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는 어느새 가 닿았다. (소람상담소 10주년 감사미사 강론)
   2023/05/02  9:40

소람상담소 10주년 감사미사

 

2023년 4월 22일, 교구청 다동 대강당

 

찬미예수님, 대구대교구 소람상담소 10주년을 맞이하여, 특강에 이어서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소람상담소는 2013년 제2 대리구 가정담당의 역할 중 하나로 시작하여, 현재는 교구청 사목국 소속 부서로 대구 및 인근 교구 신자들에게 심리 상담 및 심리 관련 제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상담 봉사자들께서 약 2만7천여 시간을, 매일 7시간30분 정도 7-8분의 내담자를 만나 경청하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길 잃은 양 한 마리라도 기꺼이 찾아 나서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느꼈다고 소장 신부님께서 전해주셨습니다. 그동안 소람 상담소 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큰 박수를 드립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는, ‘사도들이 제자들의 공동체에서 식탁 봉사의 새로운 직무를 수행하도록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고 안수를 하였는데, 그 후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자라고 예루살렘에서 예수님 제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교회에는 각 시대마다 필요한 여러 가지 봉사직이 있습니다. 특히 소람 상담소 봉사자들은 신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들어주시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도움과 이웃 사랑을 벌써 10년째 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입당송은, ‘너희는 주님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너희를 어둠에서 불러내시어 주님의 놀라운 빛으로 이끄신 주님의 위업을 선포하라,’고 합니다. 주님의 소유가 된 백성, 곧 하느님을 나의 주님으로 또 주인님으로 섬기는 백성은,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예수님의 파스카의 신비에로 우리를 이끄시고 구원 받게 해주신 하느님의 놀라운 업적과 사랑을 선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기 사제로서 수도자로서 신자로서, 모두 주님의 위업을 선포해야 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소람 상담 봉사자들은 전문가로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고, 그리스도 신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애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오늘 요한복음(6,16-21)에서는, 저녁때 제자들이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가파르나움으로 떠나면서, 예수님을 배에 모시지 않고 떠났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큰 바람에 물결이 높은 가운데 고생하며 5킬로나 배를 저어갔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로 걸어오시자 제자들은 두려워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셨습니다. 먼저 살펴볼 것은, 예수님께서 하신 ‘나다’입니다. 이 ‘나다’는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알려주라고 가르쳐주신 당신 이름 ‘나는 있는 자’ 곧 ‘야훼’의 그리스어 번역입니다.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에서는 여인이 ‘그리스도라 하는 메시아께서 오시면 다 알려 주시겠지요.’ 말할 때, 예수님은 ‘너와 이야기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곧 ‘그 메시아는 너와 이야기하고 있는 바로 나다.’인데요, 결국 ‘나다’는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에 모셔 들이려 하자, 배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비슷한 느낌의 가톨릭 성가 246번 한 번 불어보겠습니다. ‘창파에 뜬 일엽주 풍랑에 시달리듯, 이 세상 온갖 시련 그치지 않으니, 폭풍이 닥치거-든 더욱 보호- 하소-서, 마리아, 마리아, 성 마리아여.’ 네. 이 성가의 가사처럼. 오늘 함께 하신 누구라도 예수님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서, 인생의 거친 풍랑을 헤치고, 천상고향에 안착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그리고 그런 인생의 풍랑을 겪는 이들을 만나시게 되는 경우에, 우리 상담 봉사자들, 또 신자라면 누구라도, 상담 또는 도움으로, 그분들이 마음에 예수님을 모시고서, 잘 해쳐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그분들이 우리 봉사를 통하여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우리 먼저 예수님의 놀라운 십자가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서 널리 알리고 선포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