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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들의 친교 (은경축 사제연수 미사 강론)
   2023/08/25  10:15

사제연수(은경축) 미사

 

2023. 08. 22. 제주 엠마오 연수원

 

작년에는 5-9년차 신부님들의 연수를 이곳 제주 엠마오 연수원에서 가졌는데, 올해는 작년과 올해 사제서품 은경축을 맞으신 신부님들의 연수를 이곳에서 가지게 되었습니다. 장신호 주교님께서도 연수에 함께 하셨습니다. 다들 좋은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제주도’ 하면 에밀 다케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올해가 다케 신부님 탄생 150주년이라고 합니다. 에밀 다케 신부님께서는 1902년 6월 17일부터 1915년까지 제주 서귀포(하논, 그리고 홍로)본당에서 사목하셨습니다. 신축교안(1901년)으로 인해 신자들이 겪었던 엄청난 희생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신부님을 식물채집가로 알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왕벗나무 자생지를 발견하여 세상에 알렸고, 수많은 제주도의 식물을 서양 식물학계에 알렸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파리외방전교회 친구 신부님으로부터 밀감나무를 받아 제주도에 심은 분도 다케 신부님이십니다. 서귀포 ‘면형의 집’에 가면 다케 신부님이 심었다는 밀감나무가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다케 신부님은 이시돌 목장을 만든 임 피제 신부님과 같은 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케 신부님은 1916년에 목포본당으로 가셔서 서귀포 본당을 겸임 사목하셨습니다. 그리고 1922년에 대구에 오셔서 성 유스티노 신학교의 교수 신부로 오랫동안 계셨는데, 그때 대구로 오실 때 제주도 왕벗나무를 가지고 와서 심은 것이 지금 우리 교구청 안익사 앞에 있는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 교구 6대 교구장이신 최덕홍 세례자 요한 주교님께서 1926년에 사제서품을 받으셨는데, 그해 첫 부임지가 서귀포본당(서흥동)이었습니다. 그리고 1929년부터 1936년까지 제주본당에서 사목하셨으니 10년 동안 제주도에서 사목하신 것입니다.

오늘 낮에 교구청 수녀님들과 함께 서귀포 성당에 잠시 들렸었는데 현관에 역대 본당 신부님들의 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초창기 신부님들의 사진을 보니까 우리 교구청 성직자 묘지에서 보았던 신부님들이 여러 분 계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11년부터 제주도가 오랫동안 대구대목구 지역이었기 때문에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사목방문을 몇 번 하셨을 것입니다.

드망즈 주교님께서 1898년 6월 26일에 파리에서 사제서품을 받으시고 한국에 오신 후 첫 사목지가 부산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산본당의 전임자가 에밀 다케 신부님이셨습니다. 다케 신부님은 진주와 마산 지역으로 가셨습니다. 경남지역에서 2-3년 계시다가 제주도로 오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드망즈 주교님의 서한집 1,2권이 2년 전에 출판되었습니다. 1899년 12월 22일자 서한을 보면 진주 지역에서 사목하시던 다케 신부님이 중병에 걸려서 식사도 못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부산으로 모셔 오게 합니다. 드망즈 신부님은 서양 식재료를 구해서 정성으로 요리하여 다케 신부님으로 하여금 기력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1900년 6월 4일자 서한을 보면, 대구의 로베르 신부님의 병이 위중하다는 전보를 받고는 부산에서 말을 타고 이틀간 140킬로미터를 달려 대구로 와서 로베르 신부님을 간호하셨다고 합니다. 며칠 후에 로베르 신부님은 기력을 회복하셨는데 이제는 드망즈 신부님 자신이 과로와 열사병으로 드러눕게 되어 로베르 신부님이 간호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당시 신부님들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로를 얼마나 위했는지, 얼마나 친교를 잘 이루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신부님들의 이번 연수가 우리의 친교와 영성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마태 19,23-30)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이 깜짝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부자도 잘 하면 하느님 나라에 갈 수도 있다는 말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서 나오는 부분입니다. 어제 복음은 부자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부자 청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 19,21) 그러나 그 젊은이는 이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떠나갔다고 합니다. 성경에는 그 청년이 재물을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물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재물을 나누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예수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 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예수님을 위하여 다 버렸는지, 그래서 세상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주님만을 섬기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필요한 한 가지를 우리는 붙들고 살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문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사제서품 은경축은 사제생활의 반환점에 도달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제로서 살아온 데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도우심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 제5단을 묵상하고 기념하는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상의 모후이시고 우리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의 원의를 들으시고 하느님께 열심히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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