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가톨릭생활 > 칼럼 > 십자가를 안테나로
제목 나의 천국이 너의 지옥이 되어서야...(천국을 향하여)
   2020/04/13  21:23
주: 최근 코로나 19의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온라인미사나 예배를 실천하고 있는데 아직도 몇몇 교회에서는 현장 집합예배를 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큰 민폐가 되고 있다고 하여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나의 천국이 너의 지옥이 되어서야...

   십자가를 안테나로!
   며칠 전 시내에 나갈 일이 있어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그 버스 에어컨이 고장이 났는지 승객들은 모두들 창문을 열고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 ‘지하철을 탈 걸’ 하는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승차한 이상 맨 뒷자리에 가서 앉았습니다. 비록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풍이 불어 들어왔지만 버스가 한창 달릴 때는 그런대로 참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갑자기 웬 아줌마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뒤를 바라보며 앙칼진 큰 목소리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하며 이른바 ‘버스 전도’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잠시 후, 그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짜증스러운 ‘버스 전도’를 듣고 있던 승객들이 하나둘씩 그 아주머니를 향하여 “아주무이요, 제발 그만 좀 하이소. 내싸 천당이고 지옥이고 다 싫습니다. 제발 좀 조용하이소!”하고 만류했지만 그 아줌마는 더 큰 소리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하고 떠들어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며칠 전에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한밤중에 부부싸움이 시끄럽다고 항의하던 이웃이 싸우던 남편에게 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버스기사가 대구 구치소 앞 정류장에서 그 아줌마에게 “아주무이요, 저 구치소에나 가서 전도하이소. 이 버스 승객들은 아주무이가 전도 안해도 모두 천당갈 사람입니더. 승객들에게 봉변 당하기 전에 어서 여기서 내리이소...”하자 그 아줌마는 잠시 험악한 표정의 승객들의 눈치를 살피다가 “아주무이요, 박수칠 때 떠나이~소“하는 냉소가 가득 담긴 승객들의 박수 속에 황급히 버스에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1일 밤(미국 동부시간)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즉각 휴전과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중동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의해 납치된 병사 석방을 요구하며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남부 지역을 공습한 이후 약 한 달만에 유엔이 적극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는 그동안 교황님을 비롯하여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휴전과 중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합니다. 아무튼 이번 중동 결의안이 잘 실천되어 중동에 평화가 항구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라고 또 ‘나의 천국이 이웃에게는 지옥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영화 ‘천국을 향하여’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천국을 향하여'>

  이스라엘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그들의 압제와 차별정책, 절대적 빈곤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팔레스타인의 젊은 청년들. 그들이 할 수 있는 저항이라고는 자신의 온몸을 산화시켜 이스라엘인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것뿐이다.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자라온 ‘자이드’와 ‘할레드’도 어느 날 저항군 조직의 부름을 받고, 기꺼이 ‘자살폭탄’이라는 ‘순교자의 소명(?)’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막상 가슴에 폭탄 띠를 두르고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로 향하던 두 청년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자이드를 사랑하는 아름답고 지적인 젊은 여성 ‘수하’가 그들의 계획을 눈치채게 되는데..

지옥 같은 현실에서 죽음과 같은 삶을 사는 것보다는, 영웅적인 죽음을 택해 천국으로 가고자 했던 그들. 그러나 과연 끊임없이 죽이고 죽고,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는 이 저항방식이 그들이 원하던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인가?, 그들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들이 그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말씀에 접지하기: 마태 7, 21>

   (마르코니 문화영성연구소 : http://www.daegu-archdiocese.or.kr/page/catholic_life.html?srl=cross§ions=good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96 튤립처럼 보이는 가상화폐 (튤립 피버) 이현철 21/02/21 1305
895 큰바위와 용나무 (울지마 톤즈 2 - 슈크란 바바) 이현철 20/12/26 1612
894 그가 달리지 않은 이유는...(불의 전차) 이현철 20/11/01 1356
893 아들이 죽은 것도 억울한데...(젊은이의 양지) 이현철 20/10/28 1658
892 진정한 의리란? (낙엽귀근) 이현철 20/09/27 1329
891 숨을 쉴 수 없는 사람들 (부력) 이현철 20/06/26 4168
890 나의 천국이 너의 지옥이 되어서야...(천국을 향하여) 이현철 20/04/13 4420
889 코로나19는 예견된 인재? (감기) 이현철 20/02/01 4506
888 렛 잇 비! (에릭 클랩튼) 이현철 20/01/26 4329
887 아주 특별한 성탄절선물은? (라 파미에) 이현철 19/12/12 4709
886 유머와 자유는 그리스도인의 특징 (사계절의 사나이) 이현철 19/11/21 4842
885 택배기사도 노동자! (미안해요, 리키) 이현철 19/11/17 4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