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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생차와 각설탕 (각설탕)
   2014/10/15  20:45
 각설탕.jpg


주: 최근 제주지방 검찰청이 경주마를 잔혹하게 죽이거나 골절상을 입혀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악덕 마주와 목장장을 무더기로 검거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각설탕'이란 경주마 영화를 소개한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인생차와 각설탕>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에 어린 조카들과 텔레비전의 아동비만 예방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였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요즘 어린이들이 얼마나 단 음식에 익숙해져있는가를 보여주는 실험 즉 ‘여러 개의 물컵에 각설탕을 각기 다른 갯수로 집어넣고 눈을 가린 아이들이 차례로 그 맛을 보게 한 후 가장 맛있는 컵에 준비한 스티커를 붙이게 한 실험’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그 실험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맛있는 물컵은 각설탕이 서너 개쯤 들어간 물컵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아이들이 ‘가장 맛있는 맛’으로 뽑은 물컵은 각설탕이 무려 열대여섯 개나 들어간 물컵이었습니다. 저는 하도 어이가 없어 어린 조카들에게 “너희도 그렇니?” 하고 물으니, “그럼요, 우리들의 인생이 얼마나 쓰고 고달픈데요. 요즘은 방학인데도 학원을 서너 군데나 다녀야 해요...”하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우리들의 학창시절보다 더 쓰고 고달픈 인생을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면서 또 '이열치열'이라고 이 무더위를 뜨거운 사랑차로 잘 극복하시길 권하면서 ‘가슴으로 마시는 사랑차 조리법’과 영화 ‘각설탕’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가슴으로 마시는 사랑차 조리법>

- 재료준비-

1. 분노와 불평은 뿌리를 잘라내고 잘게 다진다.
2. 교만과 자존심은 속을 빼낸 후 씻어 다진다.
3. 짜증은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토막을 낸 후에 넓은 마음으로 절여둔다.

- 차 끓이는 법 -

1. 주전자를 실망과 미움을 한 컵씩 붓고 씨를 잘 빼낸 다음 불만을 넣고 푹 끊인다.
2. 미리 준비한 재료에 인내를 첨가하여 재료가 다 녹고 쓴 맛이 없어지기까지 충분히 다린다.
3. 기쁨과 감사로 잘 젓고, 미소를 몇 개 예쁘게 띄운 후 사랑의 잔에 부어 따뜻하게 마신다.



                                    <영화 ‘각설탕’>

  제주도 푸른 목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시은’(임수정 분)은 어릴 적부터 유난히 말을 좋아하고 말과 친하게 지내는 시골 아이이다. 그런데 그녀는 목장에서 난산으로 겨우 태어나 그의 탄생과 동시에 어미를 잃은 불쌍한 망아지 ‘천둥’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각별해 둘은 서로를 너무나 아끼고 따르며 함께 성장한다. 그녀 자신 또한 엄마 없이 외롭게 자랐기 때문에 그녀에게 천둥은 친가족과도 같은 존재인 것. 그리고 시은의 사랑을 독차지한 망아지 ‘천둥’은 시은이 주는 특별한 간식(?) 각설탕을 무척 좋아하고 잘 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성장한 딸 시은이 여성 기수가 되기보다 차라리 대학진학을 원하는 아버지로부터 천둥이 육지로 팔려가면서 둘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그로부터 2년이 흘러, 여성 기수의 꿈을 키우던 시은은 길에서 ‘백악관’이란 한 나이트클럽 웨이터 홍보용 말이 된 ‘천둥’과 마주하게 되고 둘은 서로를 알아보며 감격적으로 재회한다.

  그후, 여성차별이 심하고 또 여성 불모지나 다름없는 거친 경마세계에서 여성 기수 시은과 경주마 천둥은 조금씩 실력을 되찾게 되고 둘은 큰 ‘경마대회’에 함께 출전하게 된다. 애마 천둥과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라도 달릴 수 있었던 시은. 그리고 그녀의 꿈을 함께 이뤄 주고 싶은 천둥. ‘주마가편’ 즉 ‘달리는 말에게 채찍질을 하라’는 격언도 시은은 거부하고 ‘말은 마음으로 달리게 한다’라는 좌우명으로 그녀는 채찍없이 천둥과 함께 늘 경기에 출전하곤 한다.

  그런데 결승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시은은 천둥이 경주마로서 생명이 끝나는 큰 수술을 요하는 중병에 걸려 있다는 걸 알고 그 경기를 포기하고 천둥의 수술을 결심한다. 하지만 천둥이 그 수술을 거부하고 결국 시은과 함께 결승전에 출전하여 사력을 다해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한 뒤 쓰러진다. 시은은 우승하고도 죽어가는 애마 천둥에게 주머니에서 각설탕을 꺼내 내밀지만 달릴 길을 끝까지 달린 천둥은 큰 눈망울로 시은을 바라보며 마지막 숨을 몰아쉰다...

                          <말씀에 접지하기; 시편 119, 103-105>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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