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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사가 신은 아니지요...(평결)
   2014/11/02  7:54
 신해철.jpg


주: 고 신해철씨의 부검이 다음주에 있을 거라는 뉴스를 접하고 의료사고에 관해 작년에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의사가 신은 아니지요...>



   오전에 KBS-1TV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에서 다양한 의료사고에 관한 내용을 시청하다가 갑자기 수년 전에 저의 모친과 요양원에서 같은 방에 계셨던 한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분은 딸 2명이 수녀이고 아들 1명이 신부인 아주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일주일에 2번 정도 시내의 큰 병원에 신장투석을 하러 가셨는데 주로 두 딸 수녀님들이 교대로 모친을 휠체어에 모시고 지하철을 타고 병원에 가셨습니다. 한번은 제가 “수녀님, 요양원의 앰블런스를 타고 편하게 병원에 가시지 않고 왜 힘들게 지하철을 매번 타고 가세요?”라고 물으니, “모친이 공과 사를 구분하라고 하셨고 또 모친이 지하철을 타고 가고 싶다고 하셔서 우린 매주 엄마랑 소풍을 하는 기분으로 병원에 간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제가 “수녀님, 실례가 되는 질문이지만 모친이 언제부터 신장투석을 하시게 되었지요?”라고 물으니 “꽤 오래 되었어요. 일종의 수술 후유증인데 요즘말로는 의료사고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희는 수술을 하신 의사 선생님을 결코 원망하지 않고요 엄마가 신장투석을 하시게 되어 오히려 더 건강해지신 걸요...의사가 신은 아니지요...”라고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아무튼 수녀님 말씀처럼 의사가 신은 아닌 이상 불의의 의료사고에 대비하여 의사들도 보험에 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자신의 탓이 아니었지만 수술 후유증 환자에게 무한책임 의료봉사를 다한 청십자병원의 장기려 박사가 더욱 그리운 하루였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의료사고를 그린 영화 ’평결‘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평결’>

  갤빈(폴 뉴먼 분)은 한때 잘 나가다가 동료의 배신으로 추락해 버린 변호사다. 그는 술독에 빠져 허송세월 하던 중 의료과실로 식물인간인 된 여자의 언니가 병원을 제소한 사건을 맡게 된다. 그는 합의금을 두둑히 받을 생각으로 그 사건에 달려들었지만 중환자를 보고난 후 갤빈의 생각이 갑자기 바뀐다. 그리고 갤빈이 싸워야 할 상대는 그 지역의 존경을 받고 있는 가톨릭 병원과 대형 법률사무소, 하지만 갤빈의 협력자는 갤빈의 스승이자 동료였던 노 변호사 미키(잭 워든 분) 뿐이다.

  한편 갤빈은 상대 의사의 과실을 증언해 줄 의사 그루버를 구하지만 그 의사도 어느새 상대편에 매수되어 종적을 감춘다. 설상가상으로 의뢰인의 다혈질 남편은 갤빈이 교구 주교님의 21만 달러 합의금 제의를 거절했다고 펄펄 뛴다. 그리고 갤빈이 술집에서 한눈에 반해 깊이 사귀게 된 지성적인 여성 로라(샤롯 램플링 분)까지도 상대편 법률사무소에서 보낸 스파이라는게 나중에 밝혀져 캘빈을 경악케 한다.

  교구의 병원홍보라는 언론공세와 상대 로펌의 작전에 이미 지칠 대로 지치고 또 좌절한 갤빈은 사라진 의사 그루버 대신 의료과실임을 증언할 의사를 구하지만 그 의사는 전문의 자격도 없는 흑인 노인이다. 그리고 법정에 가 보면 판사는 완전히 저쪽 편이다. 갤빈의 동료인 미키도 툭하면 이 사건을 포기하라고 한다. 이제 갤빈이 기댈 곳은 아무 곳도 없다. 그래도 갤빈은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의 열쇠를 쥔 결정적인 증인을 어렵게 찾아낸다. 그 증인은 바로 병원으로부터 “해고되지 않으려면 의료기록을 조작하라”고 협박을 받고 위증을 했던 간호사였다. 그리고 그는 이미 결론이 난 듯한 패색이 짙은 법정에서 "우리는 하느님께 정의와 진실을 갈구하지만 그 정의는 없습니다. 늘 있는 자는 이기고 또 없는 자는 패하며 우리는 이른바 힘이 있는 자들의 거짓말에 익숙해갑니다..."라는 최후변론으로 배심원들의 양심을 움직이고 기적적인 평결 즉 ‘병원측의 의료과실이 인정된다’라는 평결을 이끌어낸다...

                            <말씀에 접지하기; 루카 8, 43-48>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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