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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로운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2014/11/24  0:4
 피아니스트.jpg


                               

                                  자비로운 피아니스트


   십자가를 안테나로!

   한번은 헝가리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리스트가 어느 시골마을을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리스트가 그곳에 도착해보니 마침 마을의 극장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 그 포스터를 자세히 살펴보니 그 음악회에 출연하는 여류 피아니스트가 자신의 제자라고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리스트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 이름을 전혀 기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리스트는 숙소로 돌아오면서도 이상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 그 마을에는 유명한 음악가인 리스트가 왔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이 소문을 듣자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그날 연주회를 갖기로 한 여류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사실 그녀는 리스트의 제자가 아닐뿐더러 리스트의 얼굴조차 본적이 없었습니다. 가난한 그녀는 시골구석을 돌아다니면 피아노 연주를 하곤 했는데, 병든 아버지와 나이 어린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리스트의 제자라는 거짓 내용의 포스터를 붙인 것입니다. 결국 그녀는 리스트를 찾아가 이 사실을 얘기하고 당장 연주회를 중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리스트는 그녀를 호텔로 데리고 가서는 피아노 앞에 앉혔습니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피아노를 쳐보게 했습니다. 연주를 들은 리스트는 그녀의 연주법에 대한 주의를 주고는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나는 지금 당신에게 직접 피아노를 가르쳤소. 이로써 당신은 나의 제자가 되었고 리스트의 제자로서 오늘밤의 연주회를 열 수 있으니 안심하시오."라고 격려했고 또 그날 밤의 연주회는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번 주일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폴란드의 총리가 된 피아니스트 파데레프스키가 제 1차 세계대전후 극심한 식량난으로 정치적인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가 약 27년 전, 미국 피아노연주회 때 어느 가난한 학생에게 베푼 작은 호의가 큰 보답(폴란드 국민이 1년치 먹을 식량인 약 200만톤의 식량원조)로 돌아왔다는 감동적인 미담(27년만에 지킨 약속)이 방영되었습니다. 막대한 식량과 함께 폴란드 총리 앞으로 배달된 편지에는 “존경하는 총리님, 27년 전에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늦게나마 당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는 1892년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 학교의 대학생 후버는 폴란드의 유명한 피아니스트 파데레프스키를 찾아가 자신이 기획한 음악회에서 연주를 꼭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것은 후버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 음악회 티켓판매로 학비를 벌기위해서였지요. 그리고 후버는 그에게 연주사례금으로 2,000달러를 꼭 지불하기로 약속했지만 음악회 홍보부족 등의 이유로 관람객이 적어 그에게 겨우 1,600달러를 건네면서 나머지 400달러는 추후에 꼭 갚겠다고 약속했지요. 그러자 파데레프스키는 후버의 딱한 사정을 안타까와하면서 그날 받은 사례금을 그에게 전액 장학금으로 주고 격려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 27년이 지난 이후, 미국의 식량구호국장이 된 하버트 후버는 자신의 은인인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폴란드 총리인 파데레프스키가 극심한 식량난으로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유럽의 여러 나라들 중에서 가장 먼저 폴란드에 식량원조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이제 성탄절을 앞두고 수많은 자선음악회들이 열릴 예정인데 이런 음악회를 통해 아름다운 멜로디 뿐만 아니라 자비로운 사랑도 함께 퍼져나가길 기원하면서 전쟁 중에 한 피아니스트가 겪는 시련을 잘 그린 영화 ‘피아니스트’를 소개합니다.


                                   <영화 ‘피아니스트’>


   전운이 감돌던 1939년 폴란드의 바르샤바. 유명한 천재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애드리안 브로디 분)은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폴란드의 국보급 천재 음악가다. 스필만은 여느 때와 같이 한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는데, 바로 그 순간 방송국이 폭격을 당하고 스필만은 자신의 연주를 완전히 끝내지 못한 채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 나치는 폴란드 안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유대계인 스필만의 가족들은 모두 죽음으로 가는 기차에 강제로 실린다. 피아니스트인 자신을 알아보는 몇몇 사람들의 도움으로, 스필만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고, 나치의 눈을 피해 숨어 다니며 폭격으로 폐허가 된 어느 건물에 자신의 은신처를 만들게 된다.


   아무도 없는 폐건물 속에서 스필만에게 남겨진 것은 허기와 추위, 그리고 고독과 공포. 먹을 것은커녕 마실 것 조차 없는 절대 절명의 상황에서, 스필만은 오직 생존의 일념으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 나간다. 온전히 혼자 남겨진 스필만은 어둡고 눅눅한 폐허 안에서 자신이 연주하던 곡들을 상상으로 연주하며 몸부림친다. 오래된 통조림 한 개로 간신히 목숨을 지탱하던 스필만은 어느 날 그 주변을 돌던 독일장교에게 발각되고 만다. 한눈에 그가 유대인 도망자임을 눈치챈 독일장교. 그가 스필만에게 신분을 대라고 요구하자 스필만은 자신이 피아니스트였다고 말한다. 한동안의 침묵끝에 스필만에게 연주를 명령하는 독일장교, 그리고 그 말에 추위와 허기로 곱은 자신의 손가락만 내려다보는 피아니스트 스필만. 이윽고 스필만은 어쩌면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될 지도 모를 그 순간,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연주를 시작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1 코린 13, 1>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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