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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흑인인권신장을 바라며...(허리케인 카터)
   2015/06/10  7:20
 브라우더.jpg

                                    (출소후 대학생이 된 브라우더)

 

주: 지난 8일 미국의 브라우더(22세)라는 흑인청년이 배낭을 훔쳤다는 혐의로 재판도 없이 3년간 교도소에서 불법복역한 후유증(독방, 구타 등....) 등으로 출소후 자택에서 자살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미국의 흑인에 대한 인권이 좀더 신장되기를 바라면서 지난 2011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ㅠㅠ

 

                            <운명과 싸워 이긴 사나이>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10월 15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의 세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전에 앞서 열린 논타이틀 4회전 경기에서 듀이 보젤라(52)선수가 많은 관중들의 응원속에 그의 프로복싱 데뷔전을 치러 상대선수 래리 홉킨스(30)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런데 권투선수로는 많이 늙은 나이의 이 듀이 보젤라 선수를 관중들이 응원하고 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가 십대인 청소년 시절에 살인누명을 쓰고 지난 1983년부터 뉴욕 싱싱교도서에서 무려 2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최근 50대 중년의 나이에 혐의를 벗고 출소한 후 그의 평생소원이던 프로 복서의 꿈을 이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이런 수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의 꿈을 이룰 경기에 임한다는 소식을 듣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경기 전에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를 하며 선전을 당부했다고 CNN이 지난 16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듀이 보젤라의 안타까운 비극은 그가 열여덟 살 때이던 1977년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해 뉴욕에서 92세 할머니가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다는데 경찰은 당시 프로 복싱선수를 꿈꾸던 청년 보젤라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 현장에서 다른 사람의 지문이 나왔지만 목격자 두 사람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1983년 열린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젤라는 체포 후 혐의를 인정하면 형기를 줄여주는 ‘플리 바겐(plea bargain)’ 제의를 단호히 거부했고 1990년대에 무려 4차례 가석방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는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범수로 산 그는 교도소에서 신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땄고 동료 재소자와 함께 연극반을 만들어 무대에 서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싱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아 교도소 내 복싱경기에서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올랐으며 지난 1996년에는 동료 재소자의 여동생과 옥중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잔인한 운명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결코 타협이나 항복의 타올을 던지지 않고 끝까지 싸워 이긴 듀이 보젤라선수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로 격려한 것처럼 프로 복싱에서도 그가 계속 선전하기를 기원하면서 듀이 보젤라선수처럼 억울한 옥살이를 한 루빈 카터선수의 실화를 그린 영화 ‘허리케인 카터’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허리케인 카터’>

 

 흑백 인종차별이 심하고 여전했던 1949년 미국의 어느 시골, 열한 살의 흑인소년 루빈 카터는 자기 친구를 성추행하려는 백인 아저씨를 제지하기 위해 그를 칼로 찌른 죄로 소년원에 감금된다. 그리고 7년 뒤, 자신의 청춘을 그대로 소년원에서 썩힐 수 없다고 결심한 루빈은 소년원을 탈출한다. 그리고 육군 공수부대에 입대한 그는 새 인생을 결심하고 복싱에 전념한다. 프로 복싱선수가 된 루빈 카터는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열대폭풍인 '허리케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다.

 

 1966년, 페터슨에 있는 한 술집에서 백인 세 명이 두 명의 흑인 괴한에게 사살당하는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사건은 루빈 허리케인 카터(덴젤 워싱턴 분)가 그곳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했다. 그리고 루빈이 어렸을 때부터 그에게 무거운 형량의 족쇄를 채워왔던 악연인 델라 페스카 형사는 루빈 일행을 증인과 증거를 이번에도 조작하여 살인용의자로 몰아붙인다.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흑인을 남달리 경멸한 델라 페스카 형사에 의해 사건 당일의 모든 증거는 완벽히 조작된다. 그 결과 루빈과 그의 일행 아티스가 언도받은 형량은 무려 3개의 종신형이었다.

 

 한편 캐나다의 환경운동가 모임의 청년들과 함께 사는 흑인소년 레스라는 한권의 헌 책을 구입한다. 단돈 25센트에 구입한 그 책은 무려 22년간 무고하게 옥살이를 한 저자의 운명을 바꿔놓는 끈이 된다. 책제목은 [제 16 라운드]! 그 책은 허리케인 카터가 자유를 갈구하며 감옥에서 틈틈이 쓴 원고가 책으로 출판된 것이었다. 허리케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읽고 감동받은 레스라는 그날로 허리케인과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레스라를 통해 허리케인의 존재를 알게 되고 또한 그의 결백을 믿게 된 환경운동 청년들은 허리케인의 구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리고 그들은 백인들을 믿지 않고 또 달갑게도 여기지 않는 허리케인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기 위하여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여 허리케인의 감옥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에 숙소를 정한다. 그리고 레스라 일행은 더욱 박차를 가하여 조사에 몰입하고, 연방법원에 재심을 신청한다.

 

 1985년 7월, 뉴저지주 연방법원의 사로킨 판사는 허리케인의 유죄판결이 당시 검찰과 경찰이 조작한 위증과 허위 서류에 의한 판결이었음을 확인시키며 루빈 허리케인 카터의 즉각적인 석방을 명령한다. 그리고 4년간에 걸친 뉴저지주 법원의 항소가 뒤를 따르지만 허리케인은 마침내 영원한 자유를 되찾게 되고 또 구금으로 박탈당했던 챔피언 벨트를 다시 받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 1 코린 9, 24-26>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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