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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의 응답은 빨리 왔지만...(노트북)
   2015/07/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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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시에 살던 토츠코 노부부(96세, 95세)가 약 75년간의 결혼생활끝에 불과 몇 시간차이로 한 침대에서 잠자듯이 선종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금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 좀더 상호대화와 화해를 해보시길 권하면서 지난 2006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기도의 응답은 빨리 왔지만... >

 

 십자가를 안테나로!

 금년 봄에 여동생이 “엄마가 좀 이상하시다. 한밤중에 자꾸만 어딜 가시려고 한다”며 “오빠가 엄마를 치매전문병원에 모시고 가서 꼭 치매검사를 한번 받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날을 잡아 모친을 모시고 병원에 가서 치매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치매 초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의사는 “모친의 상태가 더 악화가 될 수 있으니 당장 치매병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날로 모친을 노인병원의 주간보호센터에 등록해드리고 또 여동생은 집주소가 적힌 은목걸이를 모친 목에 걸어드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마음이 놓이지 않아 수시로 어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리고 또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에게 “혹시 모친이 어딜 가시면 못 나가시게 꼭 막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면서 한편 주님께 “저희 모친이 밤에 함부로 나다니지 않게 제발 도와주소서...”하고 청원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의 응답은 너무나 빨리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한 달도 채 안되어 평소 골다공증인 모친이 상경하여 기치료를 받으시다 허리를 다쳐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계시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날로 집주소가 적힌 모친의 은목걸이는 무용지물이 된 것입니다...

 

  지난 주, 텔레비전의 인기프로인 ‘추적 60분’에서는 ‘갈 곳이 없는 초로기 치매환자들’에 대해 방영을 했습니다. 가족을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두 아이의 엄마인 김 모씨(33세), 빨래하는 방법마저 잊어버린 엄마걱정에 군입대를 앞두고 고민을 하는 어느 대학생, 남편의 극진한 보살핌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밤낮으로 노래를 부르는 어느 중년 부인등... 그런데 이들은 노인성 치매환자들이 주간노인보호센터나 치매전문병원에 입소할 수 있는 연령(65세)이 되지 않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고 합니다. 초로기 치매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뇌에 독성 단백질이 생겨 뇌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질환인데 유전성이 강해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국내 초로기 치매 환자 수는 전체 환자의 5% 선이고 그동안 노인성 질환으로 여기던 치매를 젊은 나이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본인과 가족의 충격은 무척 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오늘(9월 21일)은 ‘세계 치매의 날’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노인성 질환으로만 여겨졌던 치매가 젊은(?) 우리도 언제든지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그 예방에 힘을 써야겠습니다. 그리고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과 이웃들은 그들이 방치되고 소외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그 치료에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참고로 치매에 걸린 젊은 날의 애인인 할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할아버지를 그린 미국영화 ‘노트북’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 노트북’ >

 

   노아(라이언 고슬링분)는 카니발에서 활달하고 천진난만한 앨리(레이첼 맥아담스분)의 웃음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들고 전부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을 한다. 그러나 신분 차이로 인한 집안의 반대로 두 사람은 이별을 하게 되고, 갑자기 일어난 전쟁은 더욱 확실하게 두 사람간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은 지나간다.

 

   그런데 우연히 지역신문에서 노아의 성공소식을 접한 앨리는 그를 찾아 나선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잊을 수 없었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났지만, 서로가 처한 현실에 더 가슴 아프다. 앨리에게는 약혼자가 있었고, 잊을 수 없는 첫사랑과 현실 앞에서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시간이 지나고… 노인이 된 앨리는 알츠 하이머라는 병을 앓으면서 점점 모든 기억을 잃어간다. 그녀가 이 세상의 전부였던 노아는 두 사람의 사랑의 추억이 담긴 일기장(노트북)을 마치 연애소설인양 매일 찾아와 읽어주면서 그녀의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그 둘은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 속에서 평안히 눈을 감는다...

 

                              <말씀에 접지하기 ; 집회 3, 1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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