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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2021년 10월 17일, 전 세계 교구들은 2023년 세계주교시노드에 앞서 개막미사를 거행합니다. 이어서 2022년 4월까지 개별교회 협의, 2023년 3월까지 대륙별 대화를 거쳐 같은 해 10월 세계주교시노드로 이어지는 전 과정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시노드 정신’(시노달리타스, Synodalitas)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는 2018년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시노달리타스(Synodality in the Life and Mission of the Church)」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시노달리타스란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생활방식과 활동 방식의 고유한 특성”으로서, 성령의 인도에 따라 “하느님 백성 전체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 관련되고 참여하는 것”을 뜻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중심에서 벗어나 분권화된 방식으로 시작되는 이번 시노드는 교회 구성원 모두가 “다양성 안의 일치”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현실적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개막미사에 발맞추어 시노달리타스와 시노드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앞서 말씀드린 국제신학위원회의 문서를 요약하여 소책자로 제작하였습니다. 모쪼록 세계교회가 참여하는 이 여정을 함께 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1. 시노달리타스(Sinodalitas)는 무슨 뜻일까요?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는, 가톨릭교회 안에 이전까지 없었던 절차나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 새롭게 고안된 개념이 아닙니다. 교회는 처음부터 함께 하는 길이었고 또 함께 가는 길이 되고자 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가 시노드인데, 이 시노드가 그저 교회의 회의 절차 중 하나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서 ‘시노달리타스’라는 개념을 앞세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국제신학위원회의 문서에 따르면 시노달리타스는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생활 방식과 활동 방식의 고유한 특성”으로서, 성령의 인도에 따라 “하느님 백성 전체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 관련되고 참여하는 것”을 뜻합니다. 시노드(Synod)는 그리스어로 ‘함께’를 뜻하는 전치사 ‘쉰(syn)’과 ‘길, 여정’을 뜻하는 명사 ‘호도스(hodos)’의 합성어입니다. 이것은 부활하신 주님의 인도 아래 하느님 백성 전체, 그 다양한 구성원이 책임감을 갖고 협동하며 공동선을 위해 다양한 은사와 직무를 행하며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노달리타스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한 ‘친교의 교회론’의 현실적인 반영이자 21세기 가톨릭교회가 지향해야 할 발전적 비전이라 하겠습니다.

Q2. 그럼 시노드(Synod)는 무엇인가요?

가톨릭교회에서 신앙, 교리, 전례, 신앙생활 규율 등에 관해 함께 모여 토론하는 대의원회의를 ‘시노드’라고 부릅니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시노드(Synod)’는 보통 ‘대의원회의’로 번역하고, 라틴어에서 유래한 ‘콘칠리움(Concilium)’은 ‘공의회’로 번역하는데, 통상 공의회는 참석한 주교들이 의결 투표권을 행사하고, 시노드는 건의 투표권만 지닌다고 구별합니다.

시노드가 교회법상 건의 투표권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의미 없는 과정이라 볼 수는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함께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뜻을 이렇게 강조하셨습니다: “시노드의 최종 결정은 교황이 하지만, 함께 걷는 여정으로서의 시노달리타스는 단지 결정을 누가 하느냐보다 세세한 합의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제2차 주교 시노드(2015년 10월 17일) 개막 연설에서>

시노드는 교회 지도자가 홀로 사목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여 도출한 결과를 존중하여 권위 있는 지도자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교회 고유의 의사결정 과정을 말합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란 곧 함께 여정을 걸어가는 교회를 말합니다.

Q3.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경 구절이나 말씀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
- 마태 18,20

◓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십니다.”
- 1코린 12,12

◒ “곧 나뉠 수 없고 분리될 수 없는 일치를 이루는 머리와 지체들에 관하여 말한다.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일치 안에서만 그 몸을 이루는 여러 지체의 다수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교회를 풍요롭게 하고 획일화하려는 어떤 유혹도 이겨내도록 한다. 이는 성령의 권능 안에서 다수성 안에 이루는 일치이기 때문에 교회는 새로운 길들에 열려 있으면서 그 동일한 여정을 시작하라고 부름받는다.”
-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설교집 <온전한 그리스도(Christus totus)>

◑ “각자는 다른 이를 경청하고 모든 이는 성령을 경청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주교대의원회의 제정 50주년 기념 연설

Q4. 시노달리타스 과정은 언제 생겨났나요?

사실 초대 교회에서부터 교회 지도자가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결정을 도출하는 ‘시노달리타스’ 과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초대 교회의 사도들은 교회 안에서 소외당했던 이들, 즉 할례받지 않은 비 유다인 신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그들의 할례 의무를 면제해 주었습니다(사도 15, 1-35). 그것은 교회 내 약자들의 처지에 눈감지 않았던 사도들의 섬세한 관심과 베드로 사도의 용기 있는 결단의 결과였습니다. 이 최초의 공의회를 계기로 교회 안에는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 교회 지도자가 사목적 결정을 내리는 전통이 만들어졌습니다.

Q5. 시노달리타스의 과정, 그러니까 시노드적인 과정은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말하는 것인가요?

시노달리타스가 ‘함께’라는 측면을 강조한다고 해서 민주주의나 다수결 같은 의사결정 방식이나 권한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즉, 토론과 논쟁, 투표의 과정을 밟는 의회주의 형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교회 삶 전체와 관련하여 함께 결정하는 행위뿐 아니라 실천 분야까지 아우르는 교회의 생활 방식이자 활동 방식’을 가리킵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태도는 경청과 대화, 소통과 친교를 지향합니다. 투표 결과에 무조건 따르는 대신 식별과 수용의 방식을 택합니다. ‘결정에 도달하려는 작업은 시노드적 과제이고, 결정을 내리는 것 자체는 직무적 책임인 것입니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시노달리타스」 69항>

시노달리타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교회 구성원이 함께 결정했어도 그 결과가 하느님의 말씀에 바탕한 것이 아니면 시노드 정신에 의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교회 구성원인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는 모두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 자녀로서 동등한 품위를 지닙니다. 하지만 각자 고유한 직무를 맡게 되면서 교회의 권위, 질서, 교계제도가 생겨났습니다. 이것은 현실 세계의 권력과는 다르며, 성경과 교회 헌장은 각 구성원의 동등성과 상호 섬김의 자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Q6.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되기 위한 기초 원리인 신자들의 ‘신앙 감각’이란 무슨 말인가요?

‘신앙 감각(sensus fidei)’이란 복음의 진리와 관련해 신자들이 본능처럼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가리킵니다.

모든 하느님 백성은 신앙 감각을 통해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참여해야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 백성에게 신앙과 도덕 문제를 판단하는 능력이 있으며, “주교부터 마지막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하느님 백성이 보편적 동의를 보일 때 그것은 믿음에서 오류를 범할 수 없다’고 선언<「교회 헌장」 12항>함으로써 신자들이 지닌 ‘신앙 감각’을 공식 인정하였습니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가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행위 즉, 시노달리타스에 의한 의사결정은 하느님 백성이 지닌 ‘신앙 감각’을 통해 신학적 정당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신앙 감각’과 ‘시노달리타스’ 개념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참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지닌 신앙 감각의 올바른 표현을 이끌어 주는 교회의 다양한 사목적⋅예언자적⋅신비교육적 지표들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또 신자들의 신앙 감각이 지닌 통교와 친교의 원리를 토대로 교회는 끊임없는 쇄신을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Q7. 시노달리타스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어떤 연관이 있나요?

‘시노달리타스’라는 교회 전통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 자체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모델이 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유럽인 중심으로, 사제들 만이 참석하였던 이전 공의회와는 달리, 전 세계 지역 교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했던 진정한 보편공의회였습니다. 이 공의회의 주체는 사실상 모든 신자들이었고 교구 시노드에 평신도 대표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였습니다. 실제로 공의회는 전 세계지역 교회의 의견을 받아 안건으로 올렸으며, 그 안건은 전 세계에서 모인 2,600명 이상의 교부들과 평신도, 형제 종교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논의되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보편교회는 전 세계 주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설치했습니다. 또 교구 차원에서는 사제의 의견이 교구장 주교의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제평의회’를, 평신도⋅수도자의 의견이 교구장의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교구사목협의회’를, 본당 차원에서는 본당 구성원의 의견이 주임사제의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본당사목협의회’를 설치했습니다.

이처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보편교회에서 일선 본당까지 교회 구성원의 목소리가 지도자의 사목적 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즉, 교계제도 중심적인 교회론을 극복하고 교회의 일부 구성원이 아닌 모든 구성원, 곧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christifideles)을 포괄하는 ‘전체로서의 교회’를 지향했던 것입니다.

Q8. 사목평의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구현하기 위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안한 것이 ‘평의회’입니다. ‘평의회는 사목 활동에 관해 연구하고 심의하며 실천적 결론을 제시하는 소임을 가집니다.’ <「주교 교령」 27항>

사목평의회에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교회의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되어야 하며 특히 평신도의 경우 다양한 신분, 문화, 연령층의 위원들로 구성해야 합니다. 평신도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지역 교회가 하느님의 교회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장이기 때문입니다. ‘보편교회의 모습대로 이루어진 개별교회들 안에 또 거기서부터 유일하고 단일한 가톨릭교회가 존재합니다.’ <「교회 헌장」 23항>

교구 사목평의회 설치는 교회법으로는 권고사항이라 할지라도 교회론적으로는 충분히 의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9. 21세기 가톨릭교회는 어떻게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될 수 있을까요?

‘평신도를 의사결정에서 제외시키는 지나친 성직주의’ <「복음의 기쁨」 25-33항>의 유혹을 피하면서 평신도를 성직자처럼 만들거나 성직자들을 세속화하지 않고, 각자의 선물과 역할에서 출발하여 복음화를 위한 증언에서 모든 이의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공동체적 식별의 기준으로 ‘경청’과 ‘대화’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구성원 모두 제 몫을 하되 함께 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여 식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회는 하느님 말씀을 우선해야 합니다. 말씀과 성찬이 간과된 채 ‘함께 합의하는 공동체’는 그리스도교적인 공동체가 아닙니다. 성령, 말씀, 성찬례, 이 세 가지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 실현의 뿌리이며 기둥입니다.

아울러 모든 지체들이 ‘시노드적 스타일(synodal style)’을 갖춰야 합니다. ‘존중’, ‘환대’, ‘대화’, ‘협력’, ‘겸손’, ‘회심’, ‘인내’ 같은 태도 말입니다. 결국 시노드적 스타일을 요약할 수 있는 말은 ‘형제애’입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그들의 목소리가 존중되고 경청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Q10. 세계주교시노드는 어떤 단계로 진행되나요?

세계주교대의원회의(2021~2023년) 단계

“오늘날 시노달리타스는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으로서
곧 성령이 함께하는 교회의 여정입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

프란치스코 교황

- 이 소책자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개막 미사를 앞두고, 그 주제를 설명하는 이 모든 것을 간청하나이다. 아멘.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시노달리타스"(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문서를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