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교구장 · 총대리 주교님 성탄메세지
월간〈빛〉1월호 : 에밀 타케 신부와 감귤 나무 _ 가보고 싶었습니다
12월 월간 실천 캠페인
제10회 시니어 성가 합창 경연대회
교구장 특별 담화문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대구 교구대회 준비를 위한 교구장 특별 담화문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쁨과 희망의 여정을 시작하며...
월간 〈빛〉 12월호 만나고 싶었습니다 : 2025년 프락티쿰(사목실습) 과정을 마친 대구대교구 신학생들
2025년 성서백주간 봉사자 연수
위령의 날
우리는 오늘 첫 번째 순교자를 기억합니다. 순교의 선후를 따지는 것이 가당찮습니다만, 순교라는 말에 ‘첫 번째’라는 의미를 더하니 이 말은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너희는 끌려가’ 증언할 것이다. 예수님의 저 말씀을, 첫 번째 순교자들은 울음이 섞여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고 마침내 뚝뚝 떨어지는 피로 적어 남겼습니다. 하지만, 총독과 임금이라는 말을 역사책을 보고서야 겨우 알아듣는 사람들은 첫 번째 순교자의 피 울음을 짐작할 뿐입니다. 그렇게, 오늘의 신앙인과 첫 순교자 사이는 너무나도 멀게만 보입니다. 신앙이 바뀐 걸까요. 신앙이 서 있는 자리가 바뀌었으므로, 신앙의 모습이 바뀐 게 아닐까요. 같은 이유로 신앙 언어가 품어 내는 말도 많이 달라진 듯합니다. 첫 번째 신앙인들은 십자가와 부활을 말했지만, 오늘날의 신앙인들은 하느님보다는 생태나 사회 참여와 같은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그러나 그 모두가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한 말하기입니다. 첫 순교자들이 죽음을 마주하고 살았다면, 우리는 복잡한 세상 가운데에서 나아갈 길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말이 어제의 순교만큼 치열하나, 내일의 사람들에게는 낡고 식은 언어로 전달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신앙은 ‘끝까지 견디어 내며’ 새로운 자리에서 다시 증언될 겁니다. 시대를 닮은 얼굴로 다시 태어날 뿐이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