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본) 2025 대구대교구 사제·부제 서품식
2025 대구대교구 새 사제
2025 대구대교구 사제, 부제 서품식
2025년 정기 희년 개막미사
월간 〈빛〉 500호 기념 스위치 온 토크콘서트 ‘빛을 밝히는 사람들’
2024년 교구장&총대리 주교님 성탄메세지
월간 〈빛〉 2025년 1월호 ‘만나고 싶었습니다’ - 조우경(데레사) 작가
2025~2026 교구장 사목교서
그물도 버렸고 배도 버렸다. 그런 이를 어부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예수님의 대답은 Yes다. 물고기를 낚는 보통 어부는 아니지만, 이 젊은이들은 이제 사람을 낚을 것이며, 그런 점에서 그들의 정체성은 여전히 어부다. 제자들의 정체성은 파괴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새롭게 되었다. 그들의 그물이 날아갈 방향 또한 새롭게 설정되었을 따름이다. 제자들에게 주어진 이 구도를, 우리 신앙인의 정체성에 대입해 생각해 본다. 분명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회개는, 기존에 가졌던 삶의 습관과 온갖 고집을 내려놓는 일이다. 그것은 자기 삶을 송두리째 뒤집는 일이기에 괴로우나, 그렇기에 결단과 함께 즉시 이루어져야 한다.(제자들도 ‘곧바로’ 그물을 버리지 않았나!) 하지만 그렇게 이루어지는 ‘버림’을 두고, 마치 우화등선(羽化登仙) 마냥 제 삶의 자리와 단절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물과 배를 버린 제자들은 여전히 어부이되 사람을 향하는 어부로 살기 시작했다. 회개를 말하는 신앙인 또한 새로운 결단과 새로운 지향으로 살아가되, 그것이 펼쳐지는 장소는 자신이 살아왔고, 또 앞으로 살아갈 바로 그 자리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 자신을 다시금 돌아본다. 그물도 배도 버리고 떠나왔다고 자부하면서도, ‘물고기 잡는 어부’의 틀에 갇혀 이전의 내 고집에 붙들려 있진 않은지. 또 반대로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아가겠다며 의욕이 앞서다 나만의 의로움으로 파고들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