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본) 2025 대구대교구 사제·부제 서품식
2025 대구대교구 새 사제
2025 대구대교구 사제, 부제 서품식
2025년 정기 희년 개막미사
월간 〈빛〉 500호 기념 스위치 온 토크콘서트 ‘빛을 밝히는 사람들’
2024년 교구장&총대리 주교님 성탄메세지
월간 〈빛〉 2025년 1월호 ‘만나고 싶었습니다’ - 조우경(데레사) 작가
2025~2026 교구장 사목교서
나병 환자로 번역한 ‘레프로스’는 오늘 우리가 생각하는 나병(한센병)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뜻하지 않게 겪어야만 하는 수많은 피부병을 일컫는 ‘레프로스’는 사회적 단절의 수단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폭력의 대상이기도 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여기는 이들은 조그만 피부병에도 아연실색하며 비난과 배척의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그들의 건강은 실은 사회적 질병의 항원이었다.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치유하시는 이야기들의 대부분은 하늘 나라를 가리키는 징표로 작동한다. 하여, 치유 사건을 통해 우리는 하늘 나라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사제에게 가서 치유된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치게 하셨다. 나병 환자가 더 이상 환자로 비난받지 않기를, 그리하여 나병 환자를 멀리한 유다 사회가 비난과 냉소의 질병에서 오히려 치유되기를 바라는 예수님의 의중이 읽힌다. 하늘 나라는 스스로 건강하다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서로가 치유의 눈으로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친교의 공동체이다. 이제 나병 환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하늘 나라에 대한 확신이 차고 넘칠 때, 우리가 갈라 놓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시 생각하자고. 우리가 내친 사람들과 사상들과 사건들을 다시 묻고 사유하자고. 나병 환자는 친교를 살지 못하는 우리의 반성이고 친교를 살아갈 미래 교회의 희망이다. 우린 과연 나병 환자보다 깨끗하고 건강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