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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주님 만찬 미사 강론)
   2019/04/25  16:47

주님 만찬 미사 강론

 

2019년 4월 18일, 대구관구 대신학원

 

찬미예수님,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는 예수님 말씀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 12장을 살펴보면, 이집트 땅에서 탈출하기 직전, 주님께서 이집트에 열 번째 재앙을 내리시려는 그날에, 이스라엘 백성이 지내야 할 파스카 만찬에 관하여,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십니다. ‘가정마다 작은 가축을 마련하였다가, 이달 열 나흗날 저녁에 잡고, 피는 받아서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야 하고, 고기는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과 곁들여,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하는데,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다.’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 밤에 사람에서 짐승까지 이집트 땅에서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셨지만, 집에 발린 피를 보고 거르고 지나갑니다. 이어서 홍해를 건너 탈출하는 파스카도 이룹니다. 오늘 제2독서 코린토1서 11장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셨고, 만찬을 드신 다음 잔을 들어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셨습니다. 구약의 파스카 예식은 주님께서, 신약의 파스카 예식은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창작이 아니라 신적 제정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행하여라.’하신 것은 직접적으로는 성찬례를 거행하라는 것입니다. 성찬례, 곧 미사성제는 유다 회당의 말씀 전례 형식에다가 성 목요일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께서 정해주신 형식에 따라 성찬 전례가 덧붙여졌으며, 성체의 형상 안에는, 파스카 성삼일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로 이어지는 주님의 구원 능력이 담겨져 있고, 성체의 형상 안에 계시는 당신의 실체적 현존 또한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를 조금 이전시간으로 넓게 보면, 오늘 미사 중에도 반복할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하라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고, 서로 발을 씻겨주라고 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하시죠. 발을 씻겨주는 것은 사실 종이 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학생들이 나중에 본당 신부님이 되시면, 신자 분들의 발을 씻겨주어야 곧 섬겨야 합니다. 여려분들 사제가 되어서도 군림하거나 갑질하지 마십시오. 변하지 말고 사랑하고 섬기십시오, 그러면 예수님 본받는 착한 목자라 칭송 받고 사랑도 존경도 받을 것입니다. 모두 예수님 세족례 기억하고 그 본을 따라 합시다.

 

한편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를 조금 이후시간으로 넓게 보면, 성금요일 수난 예식에서 기억하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가리킵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씀하신 예수님, 말로만 그치지 않고 직접 십자가에서 목숨 바쳐 우리를 사랑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요한1서 3장은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사실로, 우리는 그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당부합니다. 우리 신학생들은 착한 목자 예수님을 닮아야 하므로 예수님의 요한복음 말씀(10장)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도 기억합시다. 사제와 사제 후보자, 그리고 신학생 여러분, 우리 모두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착한 목자로 부르심 받았으므로, 주님께서 맡겨 주시는 양떼를 목숨 바쳐 사랑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잘 준비하고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