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다 이루어졌다. (주님 수난 성 금요일 강론)
   2019/04/25  16:49

주님 수난 성 금요일 강론

 

2019년 4월 19일 꾸르실료 교육관 경당

 

찬미예수님,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고, 이어서 주님 수난 예식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인생을 바라지요. 여러분은 무엇이 성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성공일까요 실패일까요?’ 예전에 <마인드셋>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마인드셋은 사고방식인데, 어린 시절 ‘너는 실력이 있구나!’하는 말을 듣고 자라면 ‘고정형 마인드셋’을 가지게 되고, ‘너는 노력하는 사람이구나!’하는 말을 듣고 자라면 ‘성장형 마인드셋’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고정형은 실패 한번만 하면 인생이 끝장난다고 생각하고, 성장형은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 분석해서 다음에 성공하면 된다하죠.

 

고정형 마인드셋을 가진 유명 요리사가 있었는데, 미슐랭이라는 맛집 가이드에 별 셋으로 소개된 유명한 레스토랑 주인이죠. 그런데 개정판에서는 별 하나 깎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그만 세상 버렸습니다. 역설적으로 실제 개정판을 보니 평점이 깎인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성장형 마인드셋으로 바꾸어 만약 탈락했다면 왜 탈락했는지 분석하고 개선하고 발전하여 다음에 평점을 높이면 되는 것이었는데요. 고정형 사고방식에서는 한 번의 실패로 자신의 전 인생이 심판받는다고 생각하니, 단 한 번의 실패도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선생님께 묻습니다. ‘저 못난이 그림은 누가 그린 거에요?’ 엄마가 당황해서 ‘예쁜 그림을 보고 못난이라 하는 게 아니야.’라고 말했지만, 성장형 사고를 가진 선생님은 ‘여기서 꼭 예쁜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단다. 네가 원하면 나쁜 그림을 그려도 좋아’, 또 아이가 ‘이 장난감 누가 망가트렸어요?’하고 묻자, 엄마가 서둘러 ‘누가 부셨던 상관없잖니, 여기에 아는 아이도 없잖니.’하고 말을 막았지만, 선생님은 ‘장난감은 갖고 놀다보면 부서지기도 해.’라고 답변합니다. 사실 선생님은 아이의 걱정 ‘나쁜 그림을 그리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다 부수면 벌 받나요?’라는 걱정을 풀어준 것입니다. 그러자 아이는 그 유치원이 심판받는 장소가 아님을 알고 안심하고 유치원 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 <마인드셋> 책 이야기를 많이 해서 이제 접구요. /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한 가지 실패, 죄로 그 인생을 심판하신다는 생각을 갖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호칭 중에 하나가 ‘Santa Patientia’(거룩한 인내)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전합니다(2베드 3,9).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의 멸망을 바라시지 않고 인내하시는데, 이유는 모두가 회개하여 구원 받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또 시편[145(144),8-9]을 보면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신 분,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크신 분, 주님은 모두에게 좋으신 분, 그 자비 당신의 모든 조물 위에 미치도다.”합니다. / 처음에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성공일까요 실패일까요?’하고 물었습니다만, 사람들의 눈에는 이스라엘의 해방을 이루지 못하고 십자가 처형을 당했으니, 실패한 죽음이라고 생각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당신이 죽기까지, 더욱이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명하신 것이므로, 우리 눈에는 죄인을 구하시러 하느님께 순명하신 성공적인 죽음입니다. 1독서 이사야 예언서(이사 52,13)는 ‘보라, 나의 종은 성공을 거두리라. ...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고 말합니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에 숨, 곧 성령을 내쉬면서 “다 이루어졌다.”하십니다. 분명히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다 이루신 성공적인 죽음입니다. 십자가에서 성공하신 예수님께서 이제 우리들을 초대하십니다. “너 자신을 버리고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라.”하고요. 예수님의 바램은 각자 영원한 생명을 얻는 자기 십자가 길을 완수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의 십자가를 대신 져줄 수도 없고, 내 십자가를 대신 맡길 수도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구원을 향하여 걷는 자신의 십자가 길. 꼭 성공하셔서, 모두 영원한 행복에 도착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