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자인본당 50주년을 향하여 (자인본당 49주년 감사미사 강론) |
2021/10/26 17:32 |
자인본당 49주년 감사미사
2021년 10월 24일
찬미예수님, 자인본당 49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자인본당은 1972년 10월 28일에 본당으로 승격되었습니다. 내년 본당 50주년을 준비하면서 오늘은 혼인 갱신 예식을 마련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본당과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의 백성이고, 그리스도의 신부임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먼저 구약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열 번째 재앙을 피하도록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랐으며, 양고기와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먹는 파스카 예식을 거행하고서 광야로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계약의 궤 위에 하느님의 영광을 머물렀습니다. 40년 여정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영광이 멈추면 함께 멈추었고, 하느님의 영광이 일어나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출발하면 이스라엘도 채비를 차리고 출발했습니다.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에서 하느님을 빼면 이스라엘은 그냥 백성, 그냥 사람들의 모임에 불과 할 것이지만, 불기둥, 구름기둥, 하느님의 영광으로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모셨기에 하느님 백성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하느님을 내 주인 내 주님으로 명확하게 모셔서 분명한 하느님 백성이 되어야 합니다.
신약에서 예수님은 교회의 신랑으로, 교회는 예수님의 신부로 묘사됩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왜 단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 어떻게 단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당신의 신부인 교회를 목숨 바쳐 구원하신 어린양이십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로만 하지 않으시고, 실제로 십자가에서 목숨 바쳐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교회와 예수님 사이의 혼인, 곧 어린양의 혼인잔치는 미사입니다. 그래서 사제는 성체를 들어 올리며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라고 합니다. 또한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함께 결합된 그리스도의 신비체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예수님과 일치해야만 교회 공동체가 됩니다. 결코 포도나무이신 예수님으로부터 잘려나간 가지처럼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오늘 전교 주일 복음에, 예수님은 승천하시며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고 하시고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셨습니다. 세례를 받아 우리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자연적인 관계에서 초자연적 관계로 승격되어,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이며 상속자의 신분으로 상승합니다. 피조물인 인간이 세례로 성령의 궁전이 되고, 성령께서 머무시기에 하느님과 연결됩니다. 혼인성사를 받은 남편과 아내에게 각기 현존하는 성령이 두 분을 사랑의 성령의 끈으로 묶어주었기에 신자 사이의 혼인 성사는 결코 풀리지 않는 유대를 이룹니다. 이렇게 부부는 사랑의 성령으로 묶여 함께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면, 바로 당신에게 해 준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부부는 하느님께 사랑을 받고, 배우자를 통해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다음에, 하느님께 기도하며 그 사랑을 돌려드리거나,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그 사랑을 돌려드리기도 하지만, 바로 자신의 배우자를 열렬히 사랑함으로써 그 사랑을 하느님께 돌려드리게 됩니다.
내년 본당 50주년을 준비하면서, 하느님 백성, 당신 자녀로 하느님을 나의 주인, 나의 주님으로 분명히 모시도록 합시다. ‘언제나 함께 하겠다.’ 하신 예수님은 말씀과 성체와 성령을 우리에게 남겨 주셨으므로,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내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자인본당이 어떻게 성장하여야 할지에 관하여,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성체를 영하고 기도하며, 시노드 정신으로 모두 성령께서 이끌어 주시는 것을 경청하도록 합시다. 성가 퀴즈 내겠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다음 가사가 무엇일까요? 네. ‘앞장 서 가시니’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앞장서 가시며 따라오라 하십니다. 본당 50주년을 준비하며, 예수님의 길 따라 부활과 승천과 성령강림과 하느님 나라에 이르기까지, 우리 함께 나아가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