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제2차 사제피정 파견미사 강론) |
2022/06/07 16:8 |
제2차 사제피정 파견미사
2022년 6월 3일, 한티 피정의 집
찬미예수님, 정규한 신부님의 강의로 진행된 제2차 교구사제피정에 참석하신 신부님들 반갑습니다. 지난 2년간 대면 사제피정을 하지 못하다가, 이렇게 한티 피정의 집에서 함께 모여서 사제피정을 진행하게 되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신자 수의 제한, 방역지침 준수와 주소록 작성을 위한 봉사자 확보, 여러 일정의 취소나 변경 등 신경 쓰셔야 할 것들이 많으셨는데요, 신부님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다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므로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복음 묵상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을 하십니다. 여기서 ‘더 사랑하느냐’는 질문은, 세족례와 새 계명 수여 후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라가려고 하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나중이면 몰라도 지금은 따라 올 수 없다고 하시자, 베드로가. 따라가겠다고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용감히 고백한 것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두 번 더 반복하신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은, 앞전에 예수님의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를 떠오르게 합니다. 베드로는 목숨까지 내놓을 기세이니, 제자들보다 더 많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게 느껴집니다. 이랬던 베드로인데 하녀와 사람들의 질문에 그만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배신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세 번 씩이나 물으시자 슬퍼하며 더욱 힘주어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하고 대답합니다. 창작 뮤지컬 <사도 베드로>를 보셨습니까? 저는 이 세 번의 대화 노래를 듣다가, 제가 예수님을 부족하게 사랑하고 있는 것이 느껴져 죄송한 마음에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수님도 ‘내 어린양을’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시고서, 세 번째는 더욱 힘주어 ‘내 양들을 돌보아라. (중략)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라고 베드로의 순교를 예고하십니다.
덧붙여 앞전에 세족례와 새 계명 수여 직후에 베드로에게 따라 올수 없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나를 따라라.’라고 명령하십니다. 그사이 ‘벗을 위하여 목숨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실제로 십자가에서 목숨 바친 사랑을 보여주셨고, 또 십자가에 이어지는 부활까지 베드로가 분명히 체험도록 하신 다음에야 ‘나를 따라라.’ 하십니다.
이제 베드로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착한 목자 예수님의 뒤를 이어, 예수님 맡기신 양들을 위하여 목숨 바치는 착한 목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앞서 목숨 바쳐 예수님 사랑할 것이라고 해놓고도 정작 세 번이나 모른다고 배신했던 베드로는 십자가에 목숨 바친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서는, 말로만 목숨 바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리는 순교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세 번 예수님을 배신하였던 베드로가 자신의 십자가에서 목숨 바친 착한 목자가 된 것은, 예수님의 기도 덕분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모른다고 할 것이라 예고하시면서 ‘나는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돌아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하셨던 것입니다. 배신할 것을 알면서도 기도해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네. 이제 피정을 마무리하고 사목 현장으로 가시는 신부님들, 피정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 피정 기간 체험하신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바탕으로 이제 사목현장에서 예수님의 양떼를 더 많이 사랑하도록 합시다. 예수님의 기도가 베드로에게 큰 힘이 되었듯이, 피정에 참석하신 우리 신부님들, 교구 사제단으로 서로 기도하고 응원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