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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라도 사제로 서약하시는 신부님께 (김창욱 신부 프라도회 유기서약 미사 강론)
   2023/10/12  17:1

김창욱 프란치스코 신부 프라도회 유기서약 미사

 

2023년 10월 6일, 대신학원 교수동 경당

 

찬미예수님, 오늘 대구대교구 김창욱 프란치스코 신부님이 프라도 사제회원으로 유기서약을 합니다. 프라도 사제회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가 ‘브루주아’라는 단어를 만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 이전의 계급체계는 신권통치를 하던 왕 아래, 제1계급으로 성직자, 제2계급으로 귀족, 제3계급으로 평민과 농민이 있었습니다. ‘브루주아’는 제3계급 평민과 농민가운데 공부를 하고 재력을 형성한 은행가 법률가 의사 상인들로서 2.5계급에 해당하는 이들이었고 주로 성안에서 살고 있어서 ‘성안의 이’ 곧 ‘브루주아’로 불렸습니다. 브루주아는 귀족과 평민을 연결하여 양쪽으로부터 신망이 두터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귀족이 될 수는 없었기에, 평민 농민들과 동맹하여, 세습신분제를 타파하는 프랑스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1789년 시작된 프랑스 혁명은, 교회에도 많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재산을 뺏기고, 많은 사제 수도자들이 살해당하였으며, 아주 소수의 특히 가난한 이들을 섬기고 구호하던 수도회들만, 그 지역 사람들이 수레와 농기구로 지켜주어서 화를 면했습니다. 그러다가 1830년 산업혁명이 일어났는데, 재력이 있던 브루주아는 공장주로 바뀌었고, 프랑스 혁명 때에는 동맹이었던 평민 농민은 그 공장의 노동자로 바뀌면서, 서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하느님께서는 리옹교구 신부 앙투완느 슈브리에를 통해 프라도 사제회를 이루어주셨습니다. 1850년 리옹교구 변두리 마을의 성 안드레아 성당의 보좌신부로 임명된 슈브리에 신부는 가난한 이들, 무지한 이들, 죄인들을 보면서 마음에 큰 고통을 느꼈습니다. 그후 1856년 홍수로 가난한 이들의 참상을 더 깊이 체험하였으며, 1856년 그해 성탄 밤에 강생의 신비를 묵상하던 슈브리에 신부는 자신의 생애와 사목방향을 <가난한 이들에게의 헌신>으로 결심하였습니다.

 

프라도 사제회 소개글을 살펴보니, <재속 사제회로서 주교의 사목적 직무에 협력하는 방법으로 고유한 사도적 방향을 가진다.> 하였습니다. <그 방향이란 프라도 사제회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들이 되려고 애쓰고, 또 가난한 사람들과 같게 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수도 사제는 청빈 정결 순명의 복음 삼덕을 살기로 서원을 하고, 보통으로 교구 사제들은 가난의 서약을 하지 않는 데, 프라도 신부님들은 가난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니, ‘참으로 복음을 철저히 기쁘게 실천하시려 하는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루카 4장 18절에,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두루마리를 펼치시어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셨다.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 곧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는 예수님의 신원의식과 정체성을 똑같이 살아가려는 것입니다.

 

신부님은, 프라도 사제로서,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사도로서, 보내신 분의 말씀을 전하고, 보내신 분이 맡겨주신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공부하고 깊이 알아가며, 특히 구유에 낮게 오신 예수님, 십자가에 봉헌하신 예수님, 감실에게 항상 우리를 기다리시고 언제나 먹을 것이 되어 주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신자들에게 보여주시면서, 제2의 그리스도( alter christus)로서 이 세상에서 기쁘게 사제생활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성녀 대 데레사의 글로 만든 노래 <아무것도 너를>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가사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가난을 선택한 프라도 사제들의 정신과 닿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서약을 통해 하느님께서 신부님을 통해 펼치시려는 사명에 더욱 집중하셔서, 교구장이 맡겨주시는 소임지에서, 신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으면서, 이 세상의 제물과 명예와 권력과 쾌락에서 벗어나, 예수님이 누리시던 그 자유로움으로, 오로지 하느님의 사명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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