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 하는 사람 (2대리구 교리교사의 날 미사 강론) |
2024/03/07 12:55 |
2대리구 교리교사의 날 미사
2024. 2. 29. 범어대성당 드망즈홀
찬미예수님. 2월 29일 사순 제2 주간 목요일 미사를 거행하며 지내는, 2대리구 교리교사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화답송은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을 후렴으로 한, 시편 제1편 입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고 죄인의 길에 들어 서지 않으며,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어진 나무 같아 제 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 되리라.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합니다.
오늘 제1 독서 예레미야서에도 비슷한 가르침이 나옵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니, 물가의 심어진 나무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와 가뭄에도 두려움 없고, 그 잎이 푸르고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제 힘을 믿는 자는 마음이 주님을 떠나 있으니, 저주를 받고, 사막의 덤불과 같아, 메마른 광야 척박한 소금 땅에 살며, 좋은 일을 보지 못하리라.’고 합니다. 덧붙여 주님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과 결과에 따라 갚는다.’고 하십니다.
오늘의 복음은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입니다. 부자가 고운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습니다. 그 대문 앞에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로 누워 있었는데,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려 했지만, 헛된 일이었습니다. 가난한 이가 죽어 아브라함 곁에 갔고, 부자는 죽어 저승에 가서 고통을 받습니다. 부자가 아브라함 할아버지에게 ‘라자로를 보내어 손가락에 물을 찍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격고 있는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하고 간청합니다. 아브라함은 ‘부자가 예전에 좋은 것들을 받아 이제 고초를 겪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아 이제 위로를 받는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부자는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에 다섯 형제에게 보내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하고 청합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모세와 예언자가 있으니 충분하다.’ 말하고, 부자는 ‘안 된다.’ 하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아브라함은 ‘모세와 예언자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죽은 이들 가운데 누가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거절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는 해설에서, 부자는 주님의 가르침 곧 “불의한 제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제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고, 예수님께서 약은 집사의 비유에서 하신 루카 16장 9절의 말씀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마태복음 7장 2절에서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그대로 하시기 때문에, 라자로의 고통을 무시한 부자의 고통에 자비가 주어지지 않았고, 부스러기를 먹게 해 달라는 라자로의 청을 무시한 부자에게 물 한 방울이 주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설합니다(성 아우구스티노, 강론집)
네 지금까지, 복음에서 부자와 라자로의 대비, 예레미야서에서 사람의 힘에 의지하는 자와 주님을 신뢰하는 자의 대비, 화답송에서 악인의 길과 의인의 길의 대비, 그리고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의 행복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적용해 봅시다. 오늘 저와 함께 미사에 참석하신 여러분은 교리교사입니다. 교리교사가 어려운 점은, 바로 자신이 살아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을 보고 있는 학생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전해야 하기 태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어렵기 때문에 여러분의 보람이 더 클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교리교사의 기도>에도 적혀 있듯이 여러분들은 ‘하늘에서 별처럼 빛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먼저 여러분이 하느님의 뜻을 찾고 주님을 신뢰하는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굳은 신앙의 삶을 사십시오. 동료 선후배와 서로 친교를 나누면서도 함께 기도하고 격려하며 하느님을 섬기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는 신앙을 보고, 동료 선후배와 주일학교 학생들이 하느님을 닮게 하십시오. 먼 훗날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것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와서 너의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