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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착한 목자 예수님의 목숨 바친 사랑 (반야월 본당 사목 방문 미사 강론)
   2024/04/23  17:27

반야월 본당 사목 방문

 

2024년 4월 21일

 

찬미 예수님, 반야월 본당 교우 여러분 사랑합니다.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며, 성소 주일이고, 또한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불립니다. 여러분, ‘착한 목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십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루카 복음 15장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목자가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놓아둔 채 찾아 나서고, 마침내 찾아서,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모습입니다. 보신 적 있으시죠?

 

오늘의 요한복음 10장은 착한 목자에 관해 선포하십니다. 먼저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고 하십니다. 그리고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4-15)고 하십니다. 두 문장에 공통적으로 ‘나는 착한 목자다.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가 들어 있습니다.

 

부활시기에 요한복음의 착한 목자 단락을 읽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파스카 찬송에서 ‘오, 크시어라, 우리에게 베푸신 주님의 사랑, 종을 속량하시려 아들을 내어 주셨네.’하고 노래하듯이, 또, 부활 감사송(1)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 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다.’고 고백하듯이, 바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죄를 용서받게 하시고, 또 구원을 얻게 하시려고, 목숨을 바치셨고 또 부활하셨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가도 있습니다. 가톨릭 성가 55번 <착하신 목자>입니다. 1절을 함께 불러볼까요? ‘착하신 목자 우리 주님, 양들을 위해 목숨 바치니, 영원한 생명 얻게 하여, 우리를 살게 하시도다. 착하신 목자 우리 주님, 영원한 생명 주시었네. 끝없이 푸른 목장에로, 모든 양들을 인도하네.’입니다. 이 가사에도 예수님께서 양들을 위해 목숨 바친 사랑을 주시고, 양 우리 밖에 있는 양들도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함께 모여 와서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를 이루게 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네, 이러한 착한 목자의 모습 앞에서 양들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첫째는 착한 목자 예수님을 아는 것입니다. 이리가 오면 달아날 삯꾼이 아니라, 착한 목자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착한 목자의 음성과 가르침을 들어야 합니다. 착한 목자가 가시는 같은 방향으로 그 음성을 듣고 따라가야 합니다. 나 홀로 엉뚱한 방향으로 가서 길을 잃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둘째는 착한 목자 예수님께 의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목자는 우리를 찾아 기진해진 우리를 어깨에 메고 혹은 품고 오십니다. 우리가 예수님 어깨나 품에서 뛰어내려 다치거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오롯이 의탁하면 좋겠습니다. 셋째는 착한 목자 예수님의 목숨 바친 사랑을 되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먼저 나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사랑하고 본당 공동체와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종합하겠습니다. 착한 목자 예수님은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칩니다. 그분은 양들을 압니다. 다른 양들도 데려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되게 합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는, 착한 목자의 음성과 가르침을 알고 따라가야 하며, 길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착한 목자에게 의탁해야 하며, 내 힘으로 내 방식으로 아니고 하느님 힘으로 하느님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착한 목자의 목숨 바친 사랑에 감사하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돌려드려야 합니다. 베드로의 발을 씻어 주시며 모범을 보여주시고,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씀하시고, 또 직접 십자가 죽음으로 모범을 보여주셨으니, 우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힘껏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