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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고산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성사 강론)
   2024/04/30  17:22

고산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성사

 

2024년 4월 28일

 

찬미 예수님! 고산성당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견진성사를 거행하는 오늘, 포도나무의 비유로 잘 알려진 복음 말씀을 들었습니다.

 

성부께서는 참포도나무를 관리하는 농부로서, 성자께 붙어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를 다 쳐내시며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셔서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가 많은 열매를 맺으면 영광스럽게 되십니다.

 

성자께서는 참포도나무입니다. 당신께 붙어있고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 머무르시어 많은 열매를 맺게 해 주시며, 그를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십니다.

 

우리가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포도나무에 붙어있어야 하고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이때 예수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르면, 우리가 청하는 것은 그대로 이루어지고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이렇듯 예수님과 제자는 서로 머물러야 하는데, 이는 바로 성령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바로 성령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 안에 머무를 수 있고 예수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말씀과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아가면, 우리의 기도 성취와 많은 결실로, 아버지께 영광스럽게 되실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성부 하느님과 성자 하느님 사이의 사랑이 뭉쳐져서 새로운 위격이 되신 분입니다. 그래서 성령을 받았다고 하면, 쉽게 ‘하느님의 충만한 사랑을 받았다.’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성령께서는 또한 친교의 성령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내 아버지와 나는 그에게로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라는 요한복음 말씀(14장 24절)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렇듯 성령은 우리 신자들이 성부 하느님과 성자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하는 친교의 하느님이십니다. 덧붙여 성령은 신자들과 신자들 사이도 묶어주는 사랑의 끈(참조 콜로 3,14)입니다.

 

오늘 견진성사에서, 견진 후보자들은 성령을 충만히 받을 것입니다. 이 성령의 수여는 영적인 인장의 도유로 이루어집니다. 이로써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닮고 그분 교회의 더욱 완전한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의 도유를 받으시고, 세상에 성령의 불을 놓아야 할 당신의 사명으로 파견되셨습니다.

 

이미 세례를 받은 견진 후보자 여러분은 성령의 능력을 받게 되며, 여러분의 이마에 주님의 십자가가 새겨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증언해야 하고,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기를 풍겨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신비체의 구성원으로서, 더욱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 여러 가지 은총을 받아, 일치와 사랑의 교회 건설에 앞장서야 합니다. 끝으로 그리스도께서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이를 섬기도록 힘써야 합니다.

 

네. 오늘 우리는 참포도나무와 농부이신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사이를 연결시켜 주시는 성령, 특히 사랑의 성령이시며 친교의 성령의 은혜를 풍성히 받아. 이웃을 향해 많은 사랑의 열매를 맺어,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오늘 견진의 기회에 우리 모두는 사랑의 증거자, 신앙의 증거자, 친교의 증거자로서, 본당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