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용서해 주면 (성모 솔숲 마을 성모의 밤 미사 강론) |
2024/05/23 11:6 |
성모 솔숲 마을 성모의 밤
2024년 5월 18일 성모 솔숲 마을
찬미 예수님. 부활하시어 성령을 보내 주시기로 약속하시고, 실제로 성령을 보내 주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오늘 성모 솔숲 마을에서 성모의 밤을 지내면서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를 거행합니다.
먼저 경당의 주보이신 루르드의 성모님을 기억합니다. 루르드의 성모님은 1858년 2월 11일 마사비엘 동굴에서 열네 살의 시골 소녀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발현하셨습니다. 성모님은 발끝까지 내려오는 흰 드레스에 하늘색 허리띠를 두르고, 하얀 베일로 머리와 어깨를 덮었으며, 손과 팔에 묵주를 두르고, 발 위에 노란 장미가 있는 모습의 여인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베르나데트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도취되어 자신도 모르게 묵주기도를 바쳤고, 묵주기도가 끝나자, 여인은 베르나데트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7월 16일까지 모두 18차례 발현하셨습니다.
루르드 성모님의 주요 메시지는 치유입니다. 성모님은 발현 때마다 메시지를 전하셨는데, 3대 발현지를 살펴보면, 파티아 성모님 메시지는 세계 평화, 과달루페 성모님 메시지는 생명 수호, 루르드 성모님 메시지는 치유입니다. 루르드 성모님은 1858년 2월 25일에는 베르나르데트에게 작은 흙탕물을 가리키며 깊이 파서 마시고 씻으라고 지시했습니다. 베르나데트가 깊이 파자 깨끗한 샘물이 갑자기 엄청난 양으로 나와서 마시고 씻었으며, 이 소식이 알려져 많은 환자가 루르드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매년 500만 명이 방문하는 치유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연관성으로 교회는 매년 2월 11일 루르드 성모님 기념일에 세계병자의 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루르드 성모님은 영혼의 치유를 덧붙여 전인적인 치유를 제시하십니다. 회개할 것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무릎을 꿇고 땅에 입 맞출 것과 죄인들을 위하여 기도할 것을 몇 번이나 베르나데트에게 요청하셨습니다. 또한, 성당을 건축하라고 하셨는데, 파스카 신비에서 샘솟는 구원 은총을 받아 누리도록 하신 것입니다.
루르드 성모님이 교회에서 공적 승인을 받게 된 배경 가운데는 ‘나는 원죄 없는 잉태이다.’라고 부인이 스스로 밝히셨다는 베르나데트의 증언에서, 시골 소녀가 성모님에 관한 교리를 일부러 꾸미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 신뢰성 형성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루르드 성모님은 베르나데트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셨는데, 자신의 회개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묵주기도의 중요성을 또다시 느끼게 됩니다. 우리도 날마다 묵주기도를 바치며 각 신비를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일찍이 성모님은 천사 가브리엘의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실 것’이라는 예고에,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그 커다란 사건 앞에서, 오로지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응답했던 것입니다. 이렇듯 성모님은 엄청난 사건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시어, 인류의 구세주를 이 세상에 탄생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목숨 바친 사랑으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우리가 죄를 용서받게 하셨으며, 오늘 복음에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아 이웃의 죄를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성모 솔숲에서 성모의 밤 제2부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는, 성모님의 모범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건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믿으며, 우리 자신의 회개와 함께,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오늘 복음에 따라 성령의 능력으로 이웃을 용서하며, 특히 우리 자신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잘못한 이에게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전달함으로써, 영적인 치유와 육신의 치유를 함께 이루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