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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꾸르실료 50주년 기념 제31차 교구 울뜨레야 미사 강론)
   2019/06/03  9:39

꾸르실료 도입 50주년 기념 제31차 교구 울뜨레야


2019. 06. 01 성김대건기념관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우리 교구에 꾸르실료운동이 도입된 지 50주년을 맞이하여 ‘제31차 교구 울뜨레야’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교구 울뜨레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꾸르실리스따 여러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오늘 이 울뜨레야를 계기로 하여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맡기신 소명을 더욱 충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하며, 자신의 환경과 이 세상을 하느님 나라에 더욱 가까운 세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우리들이 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간구해야 할 것입니다. 

 

스페인 남부에 마요르카라는 섬이 있습니다. 그 마요르카 교구에서 한 70여 년 전에 신자들의 신앙을 다시 일으키고자 성 야고보 사도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부 지방의 산티아고까지 가는 성지순례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몇 년에 걸쳐서 수 만 명이 참여하는 도보순례였던 것입니다. 그 성지순례를 위한 봉사자 교육 프로그램을 마요르카 교구에서 시행하였던 것이 오늘날 꾸르실료운동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꾸르실료가 미국과 필리핀을 거쳐 1967년에 우리나라에 전해졌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 우리 교구에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시 대안본당의 허연구 신부님이 주동이 되어 34명의 수강생을 모집하였고, 타교구의 봉사자 지원을 받아서 1969년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왜관 분도회 피정의 집에서 남성 제1차 듀링 꾸르실료를 개최하였던 것입니다. 
제1차 듀링 꾸르실료가 끝나자마자 서정길 대주교님의 인준을 받음으로써 교구 꾸르실료 사무국이 개설되었고, 그 해 여름에 효성초등학교에서 제1차 지도자학교를 개최하였으며, 9월에는 삼덕성당에서 첫 울뜨레야를 개최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교구는 꾸르실료를 받아들이자마자 자리를 잡아갔으며 지난 세월 동안 교회 활성화와 복음화에 있어서 참으로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서 꾸르실료운동에 헌신해 오셨던 모든 꾸르실리스따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남성 1차에 이어서 남성 2차 듀링 꾸르실료가 8월에 개최되었는데 오늘 참석하신 이상열 베르나르도 회장님이 그 차수에 참여하였던 것입니다. 회장님께서는 그 후 오랫동안 교구 꾸르실료 봉사를 하셨고 세 번이나 교구 꾸르실료 사무국 주간을 하셨습니다. 저도 교구 사목국장을 하면서 꾸르실료 지도신부를 몇 년 동안 하였습니다만, 그 때가 행복했고 보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힘들고 해도 꾸르실료를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면 힘이 나고 기뻤습니다. 

 

하여튼 그런 꾸르실료가 우리 교구에 도입된 지 50년이 되었습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50년마다 희년이라고 하여 아주 기쁘게 지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빚을 탕감해주고 노예를 해방시켜 주었습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그 본래의 모습, 즉 ‘보시니 좋더라.’ 하신, 아름답고 때 묻지 않은, 그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희년에 담겨있는 것입니다. 
올해 우리 교구 꾸르실료 도입 50주년, 즉 희년을 맞이하여 우리 모든 꾸르실리스따 분들이 처음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상, 순종, 사랑의 정신으로 신심, 공부, 활동을 열심히 하리라 다짐했던 그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작년 봄에 교구 꾸르실료 사무국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단을 만들어 어떤 사람들은 100KM, 어떤 사람들은 800KM를 도보 순례하고 돌아오는 행사를 하였습니다. 그분들은 우리 교구를 대표하여 그 먼 길을 걸으면서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교구의 안정된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꾸르실료 교구 도입 5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교구 꾸르실료운동을 위하여, 그리고 쉬는 교우들의 신앙회복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드렸던 것입니다. 이분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울뜨레야 주제가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시편 80,4)입니다. 그동안 하느님보다는 세상일에 빠져있었던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일어나 새 출발하자는 것입니다. 교구 꾸르실료 50년을 계기로 이 울뜨레야가 하느님의 현존을 다시 체험하는 자리가 되고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깨닫는 자리가 되어서 우리 모두가 새 복음화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다 같이 따라서 하겠습니다. “주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오늘 복음(루카 15,11-32)은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작은 아들이 아버지의 재산을 미리 달라고 하여 도회지로 가서 방탕한 생활로 그 재산을 다 날려버렸습니다. 그래서 돼지 치는 농장에 갔는데 거기서도 제대로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게 된 자신의 처지를 알아차리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하며 다짐을 합니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이렇게 다짐하며 아버지 집에 갔더니 놀랍게도 아버지께서 먼저 달려오셔서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잔치를 베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죽었던 아들이 다시 살아났고, 잃었던 아들을 도로 찾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모습인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용기를 내어 다시 일어나 하느님 아버지께 가야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두 팔을 활짝 펴시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오늘은 성 유스티노 기념일입니다. 꾸르실료 지도신부인 정석수 신부님의 본명축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 유스티노는 우리 대신학교 주보성인이시고 오늘이 신학교 개교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오전에는 1994년에 우리 신학교를 졸업하고 사제서품을 받은 신부님들의 홈 커밍 데이 행사가 신학교에서 있었습니다. 서품 25주년, 즉 은경축을 맞이한 20여 분의 신부님들이 참석하셨는데 신부님들이 사제로서 살아온 25년을 감사드리고 앞으로 살아갈 다짐을 적어 미사 때 봉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도 오늘 울뜨레야를 하고 파견미사를 봉헌하면서 이제 조금 후면 실천표 갱신을 하고 꾸르실리스따 선서를 새롭게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소홀히 했던 신심, 공부. 활동에 다시 불을 붙이고 새로운 복음화의 주역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가는 길에 하느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De Colo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