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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과 봉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개교 110주년 기념미사 강론)
   2024/05/19  18:27

대구가톨릭대학교 개교 110주년 기념미사

 

2024. 05. 14. 교목처 성당

 

오늘 대구가톨릭대학교 개교 110주년을 맞이하여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과 대학 구성원 모든 분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원래 우리 대학교의 개교기념일이 내일, 즉 5월 15일인데 하루 당겨서 오늘 지내게 되었습니다. 5월 15일이 세종대왕 탄신일이자 ‘스승의 날’입니다만, 올해는 ‘부처님 오신 날’로서 공휴일이기 때문에 오늘 개교기념일을 지내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해방 후에 많은 학교를 세웠습니다. 1946년에 김천에 성의중학교, 왜관에 순심중학교, 대구에 대건중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1949년에는 경주에 근화여자중학교, 마산에 성지여자중학교, 대구에 효성여자중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중학교에서 고등학교가 분리되어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1951년 중반에 6·25전쟁이 소강상태에 있을 때 우리 교구 제6대 교구장이신 최덕홍 요한 주교님께서는 그해 9월 25일에 교구 유지재단 이사회를 개최하여 가톨릭 여성의 고등교육을 위하여 ‘효성여자초급대학’을 설립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교사는 대구 남산성당을 사용하기로 하고 남산성당은 교구청 부지에 신축하여 옮기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1952년 4월 10일부로 국문학과, 가정학과, 음악학과, 이 세 학과를 가진 효성여자초급대학으로 설립 인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초대 학장으로 전석재 이냐시오 신부님이 임명되었으며, 그해 5월 15일에 개교식을 가졌습니다. 

10년 전 우리 대학이 100주년을 맞이하였던 2014년 5월 15일에 학교 대강당에서 개교 10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후로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효성여자초급대학이 설립된 그 이듬해인 1953년에는 국문학과를 문학과로 바꾸고 약학과와 사학과를 신설하여 4년제 ‘효성여자대학’으로 다시 출발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한 효성여자대학이 1956년에 봉덕동으로 이전하여 30년 동안 봉덕동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1983년부터 87년에 걸쳐 이곳 경산 하양으로 이전하였습니다. 그리고 1994년 12월에 남산동의 신학대학과 대명동의 의과대학과 통합되어 남녀공학이 되었으며, 2000년 5월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역대 총장님들을 비롯하여 대학 구성원들이 열심히 노력하였고, 동창회 여러분들과 여러 뜻 있는 분들의 도움으로 발전을 거듭하였습니다. 

작년에는 김성애 동문께서 큰 희사를 하셔서 우리 대학 박물관을 새롭게 단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김조자 동문님과 김성희 동문님께서 큰 희사를 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오늘날 대학의 현실은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여야의 극한 대립도 아니고,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곧 망하게 하고 소멸시킬 가장 위험한 무기는 저출산입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의 반 이상이 결혼하지 않고, 결혼하더라도 반 이상이 출산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더불어 수도권 쏠림 현상이라는, 외부에서 온 큰 악재를 만나 대학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초비상입니다. 그래서 대학 관계자들이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찾아내고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재단 법인과 학교 법인, 동창회와 같은 기관과 단체들의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와 도움이 있어야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연구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학의 교훈은 ‘사랑과 봉사’입니다. 사랑과 봉사는 가톨릭교회의 이념이며 예수님의 핵심적인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요한 15,9-17)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12)

우리 대학을 통하여 사랑과 봉사로 하느님과 인류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참 인재가 더욱 많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사랑과 봉사를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한 마음 한 뜻으로 우리의 목표인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구와 대학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의 원의를 들으시고 잘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