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친교, 참여, 사명 (5대리구 4지역 친교의 해 지역방문 미사 강론) |
2024/10/11 9:29 |
5대리구 4지역 친교의 해 지역방문 미사
2024. 10. 03. 석전성당
우리 교구는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모토로 10년 장기사목계획을 세워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말씀의 해를 2년 동안 살았고 두 번째로 친교의 해를 작년부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가 ‘친교의 ’해를 맞이하여 주교가 작년부터 매월 첫 목요일에 대리구의 한 지역을 방문하는데, 오늘이 열여덟 번째로서 제5대리구 4지역 차례로 이곳 왜관 석전성당에서 갖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석전본당에 와서 새 성전 봉헌미사를 드렸었는데, 제가 1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하여 우리 교회가 참으로 친교의 공동체가 되고, 우리 각자가 친교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하도록 합시다.
미사 전에 신부님들과의 간담회가 있었는데, 본당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시는 모습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미사 후에는 성체 현시와 성체강복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난 후 총회장님들과의 간담회가 있을 것입니다.
친교는 교회의 본질입니다.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고 공동체이기 때문에 친교를 이루지 않는 교회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 가톨릭교회는 시노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시노드’란 말은 ‘함께 길을 간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말처럼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가 함께 가야 합니다.
사실 교회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단체, 모든 공동체, 즉 하나의 가정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친교를 잘 이루지 못하면 그 공동체는 잘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언젠가는 무너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친교를 잘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를 신뢰하고 경청하고 사랑하는 자세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지난 2주 전에 ‘앗 리미나’(Ad Limina)라고 하는 한국 주교님들의 사도좌 방문이 있었습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과 오후로 교황청의 각 부서들을 방문하였고, 금요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가졌던 첫 방문지가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였습니다. 통상 ‘시노드 사무국’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어제부터 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가 시작되었는데 이달 27일에 마무리될 것입니다. ‘앗 리미나’를 같이 갔던 서울대교구의 정순택 대주교님께서는 한국 대표이기 때문에 ‘앗 리미나’가 끝났지만 귀국하지 못하시고 남아서 그 회의에 참석하고 계십니다. 시노드의 성공을 위해 우리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시노드의 주제는 ‘시노드적인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입니다. 이 주제가 말해주듯이 어느 한 부류의 사람들만 시노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백성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시노드가 지향하는 것은 ‘사명’입니다. 그 사명을 우리는 ‘Mission’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곧 ‘선교’인 것입니다.
네 개의 복음서를 보면 모두 예수님께서 제자들 중에서 열두 사도를 세우셨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도’라는 말은 어떤 임무를 가지고 파견되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임무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환호송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오늘 복음(루카 10,1-12)을 보면, 예수님께서 일흔두 명의 제자를 지명하시고 둘씩 짝지어 각 고을에 파견하십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2)
72명의 제자도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확할 일꾼들을 더 많이 보내달라고 청하여라는 말씀입니다.
본당에 코로나 때 문을 닫았던 어르신 대학들이 아직도 문을 열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봉사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걱정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선교사가 되어야 하고 우리 모두가 봉사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 3-4절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거라. 나는 이에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게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그것은 하느님 말씀 선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말씀 선포에 집중하라는 말씀입니다.
지난번 ‘앗 리미나’가 끝나고 재유럽 대구교구 사제 모임이 3일간 로마에서 있었습니다. 거기에 모인 신부님들이 첫날 첫 시간에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면서 한마디씩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선교하는 이수환 바오로 미끼 신부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기는 ‘선교를 시작한 지 8년이 지나서 9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이제 선교할 만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보통 그 정도 되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텐데, 그런 말을 하는 그 신부님이 참으로 대견하게 보였습니다.
지난 주일에 가실본당 ‘역사 전시실’을 축복하고 ‘성전 봉헌 100주년 기념미사’를 드렸습니다. 지금의 가실성당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의 여동선 파이야스 투르뇌 신부님 계실 때 건립한 성당입니다. 그 성당이 100년 동안 그 모습을 지켜온 것입니다.
여동선 신부님께서는 가실본당에서 31년을 사목하셨습니다. 그리고 현익현 신부님께서는 가실에서 12년 동안 사목하셨는데 그날 미사에 함께 하셨습니다.
이런 신부님들처럼 선교는 그 나라, 그 지역의 언어와 문화와 풍습에 젖어 들여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친교이고 참여인 것입니다. 그 결과가 선교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친교의 해를 지내면서 우리 모두가 친교의 사람이 되고 우리 교회가 친교의 교회가 되도록 다짐하고 주님께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