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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부제/사제가 되려고 합니까?" (2017년 부제, 사제 선발예식미사 강론)
   2017/01/19  10:56

부제 사제 선발예식미사

 

2017. 01. 16. 한티 피정의 집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 이 미사에 후쿠오카의 도미니코 미야하라 주교님과 후쿠오카교구의 몇몇 신자분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김봄 요셉 신학생과 이한웅 사도요한 신학생이 몇 년 전부터 일본 신학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부제품을 받을 예정이기에 내일 이 사람들의 부제서품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 교구를 방문하신 것입니다. 주교님과 이분들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부제 후보자와 사제 후보자로 선발되기에 앞서 이 사람들이 지난 일주일 동안 이곳에서 피정을 하였습니다. 피정을 하는 동안 좋은 성직자가 되기 위해 많은 말씀을 들었을 것이고 많은 기도와 묵상을 하였을 것입니다. 이번 피정을 지도해 주신 김병수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 사람들은 오늘이 있기까지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수련을 하며 준비를 하였습니다. 적어도 7년에서 10년 가까이 준비를 하였습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는 길이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신명기 8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이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인도하신 모든 길을 기억하여라. 그것은 너희를 낮추시고, 너희가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너희 마음속을 알아보시려고 너희를 시험하신 것이다.”(2)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시험하십니다. 우리를 광야에서 단련시키시고 준비시키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너희를 낮추고 시험하셔서 뒷날에 너희가 잘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16)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삼으시는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다 제자가 되고 다 사도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필요한 사람을 몸소 뽑으십니다. 밤새워 기도하시고 나서 사도들을 뽑으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여러분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기억하시고 뽑으신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를 뽑으신 목적이 있습니다.
한티피정의 집에 오면 가끔 김경식 보니파시오 몬시뇰이 생각납니다. 89년인가 90년인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피정의 집이 완공되어갈 즈음에 이 나무제대와 강론대를 마당에서 대패로 다듬으시는 것을 제가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해외선교를 하고 있는 어느 젊은 신부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신학교 입학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보는데 당시 학장이셨던 김경식 신부님께서 갑자기 “너, 와 신학교 들어올라카노?” 하고 질문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왔심더.” 하고 대답하였답니다. 그런데 신부님이 또 “와 복음을 전할라고 하는데?”하고 질문하시기에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내용의 질문이었지만 갑작스럽고 예상하지 못했던 신부님의 질문을 받고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입에서 그런 대답이 나올 줄 몰랐다고, 아마도 성령께서 일러주신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선발예식을 하면서 저도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새롭다기보다 새삼스러운 질문입니다만, 여러분은 ‘왜 부제가 되고자 합니까?’ ‘왜 사제가 되려고 합니까?’ 우리는 이 질문을 가끔씩 자기 스스로에게 해야 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나는 왜 사제가 되려고 하는가?’ 
 
프랑스에 ‘아르스’라는 소도시가 있는데 아르스에 도달하기 2Km 전에 커다란 돌기둥이 서 있습니다. 거기에는 ‘1818’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님이 아르스의 본당신부로 발령을 받는 해입니다. 그해부터 42년 동안 아르스의 본당신부를 하셨습니다. 
그 돌기둥 옆에는 동상이 서 있는데 비안네 성인께서 어떤 아이에게 길을 묻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비안네 신부님이 어렵게 사제가 되고 나서 일정 보좌신부 기간을 마치고 난 뒤 아르스라는 마을의 본당신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짐이라고는 가방 하나를 들고 아르스를 찾아 가시다가 길을 몰라서 한 아이에게 길을 물으신 것입니다. 
“애야, 네가 아르스 가는 길을 나에게 가르쳐주면 나는 너에게 천국 가는 길을 가르쳐 줄게.”
오늘 제1독서로 신명기 8장 말씀을 봉독하였습니다만 독서에는 빠진 3절 말씀은 이렇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너희가 알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이 말씀처럼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알도록 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 일꾼으로 부르신 목적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을 선발하는 이유는 새로운 임무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Mission을 주는 것입니다. Mission은 새로운 임무요, 선교요, 복음 선포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마르코 1,35-39)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온 것이다.”(38)
 
부족한 저희들을 뽑아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