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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보다 먼저 세워진 학교 (2017년 가톨릭교직자의 날 미사 강론)
   2017/05/29  9:55

가톨릭 교직자의 날

 

2017. 05. 27. 대가대 하양캠퍼스

 

한국천주교회는 5월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주일’로 지냅니다. 청소년주일을 포함하여 그 전 한 주간을 교육주간으로 정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 산하 학교법인도 이에 맞추어 교육주간 중에 하루를 ‘가톨릭교직자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가톨릭 교육주간을 지내고 교직자의 날 행사를 하는 이유는 가톨릭 교육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가톨릭 교직자로서 그 사명과 역할을 다 하자고 다짐하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교육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태석 신부님 아시지요? 의사이면서 사제였던 분인데 아프리카 남수단에 파견되어서 사목을 시작하는 데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학교를 세운 일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도 이 땅에 오시면 교회보다도 학교를 먼저 지었을 것이다.” 하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구교구에서 첫 성당이 계산성당인데 계산성당이 세워지기 전에 김보록 로베르 신부님이 첫 본당으로 자리잡은 데가 칠곡군에 있는 신나무골입니다. 거기서 신부님은 성당과 함께 학당을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교리를 가르쳐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글을 모르는 것입니다. 양반 자제들이야 서당에 가서 한문과 함께 공자 맹자를 배우지만 일반 상민들이나 천민들은 많은 사람들이 한글조차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학당을 열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보록 신부님은 얼마 후 신나무골을 떠나서 새방골로 가셨다가 드디어 대구읍성에 진입하여 지금의 계산동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곳에 처음으로 지은 성당이 한옥으로 지은 십자가 형태의 성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당은 2년 후에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하여 불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벽돌로 튼튼하게 지은 성당이 지금의 계산성당인 것입니다. 처음에 한옥으로 지은 성당 옆에는 해성재라는 학교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성립학교가 되었고 다시 오늘날의 효성초등학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효성초등학교가 우리 교구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가 되었습니다.
우리 교구 초대교구장이신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는 교구가 설립된 지 3년 만인 1914년에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세웠습니다. 성 유스티노 신학교가 오늘날 대구가톨릭대학교의 시작인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 대학의 슬로건이 ‘뿌리 깊고 샘이 깊은 교육의 전당’입니다. 
그 후 역대 주교님들이 많은 학교를 세워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늘 교회가 있는 곳에 학교가 함께 하였던 것입니다. 복음화와 교육은 함께 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많은 학교가 우리 교구 산하에 있는데, 학교가 많다고 해서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좋은 학교가 많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 하고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듯 일류대학에 많은 학생을 보내는 학교, 취업이 잘 되는 학교, 석 박사 배출을 많이 하는 학교가 아니라, 참으로 좋은 교육을 시키는 학교, 사람을 사람 되게 키우는 학교, 균형 잡힌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학교일 것입니다.
그러면 가톨릭재단 학교는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한국가톨릭학교교육헌장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가톨릭 학교의 사명은 복음화와 전인교육에 공헌하는 것이다.” 앞서 말씀드린 좋은 학교의 조건에 복음화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복음화는 교회의 사명입니다. 교회의 사명인 복음화 사명까지 잘 수행하는 학교가 가톨릭재단 학교로서는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면서 실상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혹은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입니다. 그러면서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서 있는 학교 현실에서 학업과 인성과 복음화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으라고 하니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가톨릭 학교로서는 인성교육과 복음화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저나 여러분이나 다 목자이고 선생님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그런 각오로 하면 못 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학교에서 교육을 위해 열과 성을 다 해주신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 즐겁고 보람찬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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