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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날마다(Cotidie) - 데꼴로레스
   2019/06/10  13:22

날마다(Cotidie) - 데꼴로레스

 

2019년 6월 1일

 

데 꼴로레스! 대구대교구 꾸르실료 도입 50주년과 제31차 교구 울뜨레야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저는 2018년 여름에 대구대교구 청년 제21차 꾸르실료를 수강하였습니다. 아마 모든 꾸르실리스타 여러분들께서도 수강했던 그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주님께서 참 놀랍게 우리를 이끌어주시고 어루만져 주시고 보듬어 주시고 계신다는 사실과 많은 분들이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고 계신다는 것을 직접 느꼈던 놀라운 체험의 기억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 영육 간에 건강하신지요? 저는 어느 해 건강검진을 통해 심장 관상동맥이 약 30% 막혔는데, 아직 약을 쓰거나 시술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체중을 감량하고, 매년 추적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그다지 관심을 갖지 못하다가, 그사이 내복약이 3알이 되었고, 더욱이 콜레스테롤마저 경계수치에 가서, 진지하게 감량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존경하는 대주교님과 교구청 신부님들 몇 분과 함께, 체육실에서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 6개월쯤 지났을 때부터 윗배와 복부 피하지방은 제거할 수 있었고, 내장지방을 빼기위해 식이조절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의 ‘날마다’의 하루를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날마다 식이를 조절하고, 만보이상 걷고, 식후에는 가능하면 많이 움직여 소화를 돕고,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보충적으로 비타민, 오메가3, 유산균을 먹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따뜻하게 체온을 유지하고 ... 육신적 건강을 위해 참 많이 노력하고 있구나.’생각했고, ‘그런데 나는 영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생각하다가, ‘날마다 마땅히 해야 할 미사와 의무 기도도 놓친 적도 있었고, 신심 기도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는데...’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아이쿠 하느님’하는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영육간의 건강을 함께 챙겨야 하는데 자칫 육신적 건강만 너무 챙긴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다행스럽게도 하느님의 호칭 가운데 하나가 ‘Santa Patientia’(거룩한 인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의 멸망을 바라시지 않고 인내하시는데, 그것은 모두가 회개하여 구원받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2베드 3,9참조). 사실 좋으신 하느님은 자애롭고 불쌍히 여기시며, 역정에 더디시고 사랑이 지극하오시며, 온갖 것을 선으로 대하시고, 일체의 조물들을 어여삐 여기시는 하느님이시죠(시편 145[144], 8-9 참조)

 

친애하는 꾸르실리스타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이렇게 좋으신 하느님과 더욱 친하게 지내시기를 권유하면서, 영육간의 건강을 ‘날마다’ 잘 챙기시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날마다 그리스도 신자로서 (전례와 신심으로 기도하는) 사제직, (사랑하고 섬기고 봉사하는) 왕직,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전교하는) 예언직이라는 세례 성사의 3직분을 잘 실천하기 위하여, 날마다 꾸르실리스타로서 이 세례 3직분을 더 깊이 행하는 신심(사제직), 공부(예언직), 활동(왕직)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날마다’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셨지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청하라고 하셨고(루카 11,3 참조),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날마다’ 미사 때 모시는 성체 성사로 힘을 얻어, ‘날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뒤 따라야 하겠습니다.

 

종합하여, 모든 분들께서 ‘날마다’ 영육 간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주님의 몸을 ‘날마다’ 모시면서, 각자의 부활을 향하여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날마다’ 예수님 뒤를 따르는 꾸르실리스타가 되도록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