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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백성에게 호감 받는 공동체 (2019년 공동체와 구역의 날 미사 강론)
   2019/10/21  13:52

2019년 공동체와 구역의 날 미사

 

2019년 10월 19일, 교육원 다동 대강당

 

찬미예수님, ‘백성에게 호감 받는 공동체’(사도 2,47)라는 주제로 열린 2019년 공동체와 구역의 날에 함께하신 형제자매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5,13-16)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사람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고 명령하십니다. 우리의 행실은 우리 아버지, 하느님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제주교구 황태종 요셉 신부님의 강의에서, 우리 모두 한 분이신 하느님의 자녀임을 정확하게 자각할 때, 하느님도, 사람들도, 닭과 같은 동물도, 소나무같은 식물도, 내가 이용하고자하는 대상으로 하는 <나와 그것의 관계>에서 벗어나, <나와 너의 관계>를 형성한다는 말씀 잘 들으셨지요? 한 분 아버지의 자녀임을 이해하면, 힘들고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또 형제를 돕게 되지요. 그리고 도울 때에도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기는 하지만 이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자선하는 공동체의 단계>에서,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며 당사자를 공동체에 받아들이는 <이웃이 되는 공동체의 단계>로 간다고 하셨습니다.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 자선만 할 때에는 체험하지 못했고,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주지 못하며, 오로지 성령께서 베풀어 주시는 특별한 감동을 체험하게 되다 하셨죠. 이렇게 하느님 현존을 체험하면, 복음의 기쁨을 힘차게 선포하며, 세례의 3가지 직분, 사제직 왕직 예언직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1독서 사도행전 2장 42절 말씀에서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사도들의 가르침은 주로 복음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에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하신 때부터, 주일 공동체 모임에서는 성찬 전례를 거행하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유다 회당에서 하는 것처럼 성경을 읽고 풀이하는 말씀 전례를 덧붙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나자렛 회당 말씀 전례에서 이사야 두루마리를 펼쳐 읽으시고 풀이하시면서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하셨던 것이지요. 예수님 부활하시고, 주일 공동체 미사에서는 성경 풀이시간에 사도들이 말합니다. 그동안 예수님과 함께 먹고 자고 다니시면서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 마귀 들린 이들, 눈 먼 이들을 어떻게 고쳐 주시고, 어떻게 마귀를 쫒아 내어 주시고, 어떻게 죄를 용서해 주셨는지를, 본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보고 듣고 목격한 것을 생생하게 말해주었던 것이죠.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서 사도들이 나이가 많아 세상을 떠날 때가 되자 각 공동체에서는 그것을 서서히 기록하게 되었고, 이렇게 해서 구전되던 예수님의 일생이 각 공동체별로 복음서로 기록되었습니다. 결국 사도행전 2장의 공동체는 예수님에 대한 체험을 전하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친목이 아닌 친교 공동체를 이루고, 성찬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구원의 기쁜 소식을 목말라하는 이들을 그 이웃으로 받아들이며 기쁘고 행복하게 사는 공동체인 것입니다.

 

우리는 말씀과 성체의 표징을 통해서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 빵을 떼어 나누는 영성체 시간에 ‘그리스도의 몸’ 하면,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을 기쁘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맞아들이도록 합시다. 하실 수 있으시겠지요?

 

끝으로 입당 노래로 406번 <세상에 외치고 싶어>를 부탁했습니다. 가사 중간 부분에 ‘세상사람 다 알게 되리, 왜 내가 늘 기쁜가. 진정 그들은 놀라리라. 내겐 두렴 없음을.’가 있는데요. 이 부분 한번 불러 볼까요?(2번) 공동체에서 말씀과 성체로, 예수님을 체험한 우리 모두 기쁘고 행복하게 살면서, 이웃들에게도 이 기쁨 이 행복을 전하는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