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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사순 제2주일 미사 강론)
   2020/03/09  16:49

사순 제2주일 미사

 

2020년 3월 8일, 교구청 사제관 경당

 

찬미예수님, 요즘 잘 지내십니까? 요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성당에서 미사도 잠시 중지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대구대교구는 지난 2월 19일,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중지했고요. 지금도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 중지하고 있습니다.

 

미사가 없는 이 시기에, 신자들께서는 성경말씀 묵상, 묵주기도, 선행으로 주일을 지키시고 계시는데요, 위로와 응원을 드리기 위해서, 지난 사순 제1주일에는 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님께서, 오늘 사순 제2주일에는 제가 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대구 교구 지역의 어려움을 듣고, 여러 주교님께서 격려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대전 유흥식 주교님께서는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보내주셨고요. 마산 배기현 주교님께서는 직접 방문하셔서 성금을 주셨습니다. 또한 마스크와 손세정제 구하기가 더 어려운 이주민과 난민들을 위하여, 전국의 교구와 단체, 수도회와 본당 등에서 도와주셨습니다. 이 기회에, 많은 분의 자애로운 나눔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구도 지역 사회에 도움을 드리고자, 적십자사를 통해 대구와 경북에 성금을 기부하였고요. 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는 대구, 경북의 선별진료소 20곳을 방문하여 위문품을 전달하였습니다. 지역에서 꼭 필요로 하는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로 한티 피정의 집을 제공하였고요.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는 125개 병상을 확진자 치료를 위해 확보하였습니다. 본당이나 개인 차원에서 성금을 내시겠다는 요청도 있어서 교구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습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소개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는데요. 예수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예수님 옷은 빛처럼 하얘졌으며,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지요.

 

예수님은 하느님이셨지만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시려고 인성을 취하셨는데요, 우리가 하느님을 더 닮게 하시려는 것이죠. 예수님은 광야에서 유혹을 당하셨는데요, 우리도 예수님처럼 유혹을 이겨 승리하도록 초대하시려는 것이죠. 오늘 예수님은 십자가를 향한 당신의 여정을 걸으시며, 미리 환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데요,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얻어, 빛이신 예수님과 함께, 영원히 빛나도록 초대하시려는 것이죠.

 

베드로 사도는 거룩한 변모 앞에서 매우 놀라고 황홀했나 봅니다. 초막 셋을 지어 하나씩 드리겠으니 여기에서 지내자고, 그냥 머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빛나는 모습은 부활하신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것뿐이죠, 사실 부활의 찬란한 영광은, 수난과 죽음이라는 십자가의 길을 거치지 않고서는, 결코 성취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은 그냥 지나가시지만, 나중에 베드로를 꾸중하시죠.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가셔서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셔야 한다고 했을 때, 베드로가 반박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빛으로 찬란한 부활은,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현재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위해 우리는, 개인의 방역인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잘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의료 및 사회적 자원의 적정한 활용을 위하여, 보건 당국의 권유에 따라 개인위생을 철저히 돌봐야 하겠지요. 혹시라도 내가 증세가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배려해야 하겠습니다. 이런 사회적 실천도 사순시기의 영성에 따라, 참회와 보속의 정신으로 행하면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잘 방역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부활하신 당신의 본 모습, 그 찬란하고 빛나는 모습을 거룩한 변모를 통해서 미리 보여주셨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요한 14,6)께서는,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을 향해 나아간다.’(요한 3,21참조)고 말씀하시며, 우리도 빛이신 당신과 함께 부활하도록 초대하십니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이 드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빛이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향해 나가가는 사순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순 시기에는, 일상생활에서 더 너그럽고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자신과 가족과 이웃을 향해 자비와 연민, 미소와 사랑도 나누시고요,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통하여 거룩한 사순시기를 지내고 큰 기쁨으로 부활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