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받고 존경받는 사제 (새사제-3년차 사제연수 파견미사 강론) |
2021/11/29 17:18 |
새사제-3년차 사제연수 파견미사
2021년 11월 26일, 한티피정의 집 성당
찬미예수님, 지난 11월 22일(월)부터 26일(금)까지, 이곳 한피 피정의 집에서 단계별 사제연수의 일환으로 진행된 새사제-3년차 사제연수 파견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선종하신 이문희 대주교님께서 ‘사제를 양성하고, 사제를 돌보는 일은 주교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500명이 넘는 많은 신부님들이 교구청, 대리구청, 본당, 그리고 학교 병원 사회복지 교포사목 유학 등의 소임을 하고 계십니다. 신부님들을 잘 지원하도록 교구에 성직자국이 있습니다. 성직자국장 신부님은 사제 생활에 힘든 점이 없는지 면담과 대화를 많이 하였고, 최근에는 사제 연수 주제를 선정하고(예. 2021년 우울증, 2022년 중독), 사제 연중 피정을 다양하게(예. 2022년 렉시오디비나, 향심기도, 강의피정, 성경피정 등) 마련하였으며, 대품피정 강사도 섭외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3일에는 부제품을 앞둔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고사가 있었습니다. 저와 대구, 안동, 부산, 주교님들과 분도회 아빠스님이 함께 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후보자들에게 ‘어떤 사제가 되고 싶습니까?’고 ‘사제상’을 질문했었습니다. 이번부터는 <사제로 불러주시는 하느님께 평생토록 사제로 응답하기 위해서는, 인간적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고, 알코올 중독이나 일탈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기에, 본인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준비와 관련하여, 사목에 방해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어떤 운동이나 악기나 취미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질문하였습니다. 앞으로 동기 신부 혹은 선후배 신부님들과 잘 지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미 축구 테니스 달리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1. 하느님의 부르심과 2. 각자의 응답과 3. 교회의 선택에 따라 이렇게 사제가 되었습니다. 예비신자 과정의 끝에 주어지는 세례성사가 예비신자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성도라 불리는 그리스도 신자의 출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성품성사가 단순히 신학교 생활의 끝이 아니라, 알테르 크리스투스(또 하나의 그리스도, 곧 그리스도의 대리자)의 출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생토록 죽을 때까지 이에 응답하면서, 사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를 대리하여 미사와 성사 거행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사람들에게 은총과 축복을 전달하게 됩니다.
신부님들 모두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대리하여 신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사제로 잘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서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이 양떼가 내 양떼가 아니라 ‘예수님의 양떼’라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하고 맡기셨기에 원래의 목자이신 예수님의 뜻에 맞추어 양떼를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양을 훔치고 죽이는 도둑이 아니라, 이리가 오면 양들을 버리고 도망가는 삯꾼이 아니라, 오히려 양들에게 구원과 풀밭과 생명을 주는 ‘양들의 문’이나,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착한 목자’가 되어야 한다고 명령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뜻에 따라 양들을 돌보도록, 계속해서 성장해야 하겠습니다.
시골 본당을 방문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 화장실에 세탁기가 있어서 물어봤습니다. 시골 지역이라 일할 분이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이부자리 정리하고, 식사준비, 설거지, 방청소, 세탁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혼자서 잘 챙기고 있다 했습니다. 예수님의 양떼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자기 돌봄이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기 돌봄을 위해 앞으로는 식사, 청소, 정리정돈의 독립된 생활력도 조금 갖추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결론입니다. 예수님의 양떼를 착한 목자로서 잘 돌보기 위해서, 동기 모임에 참석하고, 영성지도 고해성사도 하면서, 자기 돌봄, 영육간의 자기 돌봄을 충실히 하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