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그룹웨어
Home > 교구장/보좌주교 > 보좌주교 말씀
제목 그 기쁨을 아무도 빼앗지 못할 것이다. (제1차 사제피정 파견미사 강론)
   2022/05/30  15:55

제1차 사제피정 파견미사

 

2022년 5월 27일, 한티 피정의 집 성당

 

찬미예수님, 한티 피정의 집에서 오랜만에 교구사제피정을 합니다. 2020년 사제피정은 코로나로 취소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강사 두 분의 강의 동영상을 제공받아, 신부님들이 각자 조용한 곳에서 강의 동영상을 활용하여 피정을 하셨습니다. 2022년에는 마침내 한티 피정의 집에 모여서 대면으로 6차례 피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1차 사제피정은 허성준 신부님과 함께하는 ‘렉시오 디비나’ 피정이며, 다른 차수가 60명 정원인 것과 비교하여 선착순 30명으로 마감했다고 들었습니다.

 

아마도 신부님들께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을 개인적으로도, 또 사목적으로도 느끼고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2020년 처음에는 코로나가 무엇인지 몰라서 두려움이 매우 컸습니다. 미사가 중단되었고, 확진자는 2주동안 격리해야 했습니다. 신자들과 교류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나중에 조금 안정되는가 싶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도입되어, 단계별로 성당 좌석 몇 %로 제한되었고, 발열체크와 연락처 작성의 담당자, 봉사자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종교 소모임도 제한되었습니다. 신자들은 방송미사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현상이 나타났고, 지금도 주일미사 신자수, 주일학교, 예비자 교리반, 레지오 마리애, 소공동체 모임이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2022년에는 오미크론이 확산되었고, 3월 1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62만명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교구청 사제관을 비롯한 공동 사제관에 확진 소식이 없었는데, 오미크론이 확산된 후부터는 교구정 사제관 기준으로 50%넘는 신부님들이 감염되었고, 이제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여러 신부님들께 그동안 ‘참 고생 많이 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하므로, 건강 잘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에 대해 묵상한 것을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떠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잠시 이별해야 한다고 하시고, 다시 만날 때 기뻐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신다는 말씀에 제자들은 근심에 사로잡힙니다. 예전에 고기를 잡거나, 세금을 징수하거나 등 각자 생업에 종사하던 이들은, 예수님께서 ‘나를 따르라’ 하셔서, 배도 그물도 부모도 일터도 버리고 따라나섰고, 지난 3년간 동고동락했었는데, 이제 예수님께서 갑자기 이별을 얘기하시니, 아마 마음이 굉장히 힘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너희는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시며 다시 만날 것임과, 그 만남의 기쁨을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아주 바쁘게 살아가는 다른 현대인들처럼 사제들도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보니 본의 아니게 예수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간혹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같은 위대한 성인들도 날마다 말씀을 가까이 하고 성체를 모시면서도 주님의 현존을 잘 느끼지 못하는 ‘어둔 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같이 평범한 신앙인의 경우는 말하면 무엇하겠습니까.

 

예수님이 떠나신 것 같고, 예수님의 현존이 잘 느껴지지 않는 듯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 피정이고, 특히 이번의 ‘렉시오 디비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디선가 ‘렉시오 디비나 다섯 단계 사다리’라는 그림을 본 기억이 납니다. 우리 신부님들께서 이번 피정을 통하여 말씀-묵상-기도-관상의 단계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과 자비를 충만히 체험하셨기를 바라며, 이제 사목현장에 가셔서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소임을 기쁘게 수행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아멘.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61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강론) 23/09/13 1484
260 공정을 물처럼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관덕정 순교기념관 후원회원의 날 미사 강론) 23/09/08 1417
259 젊은이들이 등불을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도록 (대구가톨릭청소년회 사제연중피정 파견미사 강.. 23/09/04 1167
258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전에 할 일 (25년차 교구 사제연수 파견미사 강론) 23/08/31 1390
257 너희를 위한 구원의 표지가 될 것이다. (포콜라레 마리아폴리 경주 개막미사 강론) 23/07/26 1598
256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루카 1,50) (2023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미사 .. 23/07/25 999
255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을 열매를 맺었네. (2023년 농민주일 미사 강론) 23/07/18 1336
254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 (2023년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발대미사 강론.. 23/07/18 1493
253 나는 이제 너희를 보낸다 (2023년 제2차 사제 연중피정 파견미사 강론) 23/07/17 1247
252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욱수성당 비안네 교육관 축복 미사 강론) 23/07/17 796
251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2023년 소공동체 전국모임 미사 강론) 23/06/27 1518
250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특수 사목 사제 성화의 날 미사 강론) 23/06/20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