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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공동체의 복음나누기, 기도, 이웃사랑 (제20차 소공동체 전국모임 개막미사 강론)
   2022/07/05  11:51

제20차 소공동체 전국모임 개막미사

 

2022년 7월 5일, 대구가톨릭대학교 하양 캠퍼스 기숙사 경당

 

찬미예수님, 2022년 제20차 소공동체전국모임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이 기회에 전례를 전공한 저는 두 가지 묵상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로 ‘교회의 집’(Domus Ecclesiae)에 관해서입니다. 1코린 16,19에는 ‘아퀼라와 프리스카가 자기들 집에 모이는 교회와 함께 주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인사합니다.’하고 말하며 교회가 신자 개인의 집에 모인다고 말합니다. 아퀼라와 프리스킬라 부부의 집은 복음을 듣고 성찬례를 거행하는 장소, 곧 교회가 모여오는 ‘교회의 집’가 되었습니다. 한국천주교회 초창기 어떤 신자 집에, 신부님이 오셔서 판공성사와 성찬례를 거행하시면, 그 집은 공소집이 되고, 신자들이 힘을 합해 오롯한 경신례 장소를 마련하면 공소가 되며, 신부님이 상주하고 감실을 모시면 본당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 시대부터 성찬례를 신자집 곧 ‘교회의 집’에서 거행하다가 차차 성당에서 거행하기도 했듯이, 만약 소공동체 모임을 신자집에서 하기가 여건이 어렵다면 본당 교육관, 교리실 또는 회합실에서도 모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둘째로 전례의 3가지 영역에 관해서입니다. 그 전에 먼저 교회의 3법칙을 살펴봅니다. 교회에는 믿음의 법칙, 기도의 법칙, 삶의 법칙이 있습니다. 라틴어로 lex credendi, lex orandi, lex vivendi라고 합니다. 교회는 교회는 믿는 대로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대로 믿으며, 믿고 기도하는 대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례의 3직분이 있습니다. 사제직, 왕직, 예언직입니다. 사제직은 하느님께 제사와 기도를 봉헌합니다. 왕직은 착한 목자 그리스도를 닮아 이웃을 섬깁니다. 예언직은 구원의 기쁜 소식 곧 복음을 선포합니다. 이제 전례의 3영역을 소개합니다. 전례에는 신비, 전례거행, 삶의 영역이 있습니다. 신비는 말씀 전례와 그날의 축일이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신비의 한 단락을 말합니다. 기도문과 성경말씀과 노랫말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전례거행은 그날의 미사나 성사의 진행을 말합니다. 삶은 전례에서 파견되고 다시 전례로 돌아오기까지 이웃사랑과 선교의 삶을 말합니다. 삶과 관련하여 성경에서 계속 강조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이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에페 5,2)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로마 12,1 참조)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라는 당부도 있습니다.

 

전례를 제대로 거행하려면 신비, 전례거행, 삶 이 3영역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이를 소홍하게 되면 하느님께서 구약시대부터 예언자들을 통하여 하신 ‘더 이상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마라. 분향 연기도 나에게는 역겹다. ... 공정을 추구하고 업압 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이사야 1,13.17)같은 꾸지람을 듣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의 3법칙, 세례의 3직분, 전례의 3영역을 함께 놓고 보면, 기도의 법칙 – 사제직 – 전례거행이 연결되고, 믿음의 법칙 – 예언직 – 신비가 연결되며, 삶의 법칙 – 왕직 – 삶이 연결됩니다. 그래서 꾸르실료에서는 신심, 공부, 활동의 3가지 영역을 말하고, 레지오 마리에는 묵주기도, 교본연구, 활동보고 3영역을 말합니다. 소공동체모임에서도 구역모임의 복음나누기 영역을 중심으로 하여, 기도와 전례의 영역, 그리고 이웃 섬김, 애덕 실천의 영역의 이 3영역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안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소공동체를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노력이 소공동체를, 나아가 한국천주교회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개막하는 모임에서도 하느님의 이끄심으로 풍성한 결실을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