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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강론)
   2023/09/13  9:19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미사

 

2023년 9월 9일 대안성당

 

찬미예수님. 연중 제23 주일 미사를 거행합니다. 이 미사 중에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말씀의 봉사자 파견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18,15-20)에서 ‘예수님께서는 형제가 죄를 지었을 때 먼저 혼자 가서 단둘이 만나 타일러 그가 말을 들으면 형제를 얻는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말을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라고 하십니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교회의 알리고,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기라’고 하십니다. 덧붙여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라고 말씀 하시는데요. 사도들에게 주신 ‘매고 푸는 권한’에 대한 부분을 잠시 옆으로 두고, 죄를 지은 사람을 형제로 얻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누가 땅에서 화해하면 하늘에서도 화해한 것이니, 얽히고 매인 마음을 풀어내라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끝으로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며,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예수님 이름으로 모인 곳에 함께 계시기 때문이라고 밝히시는데요. 죄를 지은 사람을 형제로 얻는 맥락에서 살펴본다면, 그가 화해를 거부하여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질지라도,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죄인이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하느님께 돌아오게 되기를 기도하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왜냐면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하신 예수님께서 ‘그러나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6)하셨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고 화해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고대사회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마태 5,38)라는 동태복수법이 널리 시행된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 5,39)하시고, 더나가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하시며, 다른 자리에서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하십니다.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모든 계명을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하면서,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기에,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고 밝힙니다(로마 13,9-10). 결론적으로 하느님 자녀는 사랑의 계명을 따르기에 내게 죄 지은 이에게 복수하려고 악을 저지를 수 없고(로마서 13장), 오히려 원수를 사랑하고 죄를 용서하게 되는 것입니다(마태 5장, 13장).

 

오늘 알렐루야도 우리들을 그리고 오늘 파견되는 말씀의 봉사자들을 초대하여,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다.’고 합니다(2코린 5,19).

 

네 여러분들 노래방에 가 보셨을 텐데요. 선율을 잘 몰라 도움이 필요할 때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하며 힘을 보태도록 하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렇게 살리려는 마음, 이렇게 연결해주려는 마음, 이렇게 화해하게 해주려는 마음이 우리에게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화해의 말씀의 봉사자로서, 우리의 무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오늘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람을 살리는 말씀, 사람을 화해하도록 하는 말씀, 사람을 사랑하도록 하는 말씀을 전하는 그러한 말씀의 봉사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