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여성교육관 42주년 감사미사 강론) |
2023/10/24 11:31 |
여성교육관 42주년 감사미사
2023년 10월 23일 성모당
찬미예수님, 여성교육관 설립 42주년을 축하하여 오늘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영화 <1947 보스톤>을 보았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는, 일제 강점기라서 일본 국가가 울려 퍼지던 시상대에서 올리브 화분으로 일장기를 가렸고, 하루아침에 민족의 영웅이 되었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광복 후 “나라가 독립을 했으면 당연히 우리 기록도 독립이 되어야지!”하고, 1947년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서윤복을 설득하여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하였는데, 민군군정치하여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달고 출전하였고, 참고로 영화에서는 더욱 극적으로 하려고 성조기만 달린 운동복을 받았다가 태극기만 달린 운동복으로 바꿔주는 장면을 넣었습니다. 마지막에 서윤복이 갑자기 들어온 개에 걸려 넘어졌다가 다시 힘겹게 일어나 달려 1등을 하며 손기정의 세계신기록을 갱신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다 함께 달리는 듯 착각을 했습니다. 특히 보스톤의 하트브레이커 언덕은, 모든 선수들이 고전하는 곳인데, 어린 시절 서낭당에서 젯밥을 훔쳐 어머니께 가져드리기 위해 무악재 고갯길을 달렸던 서윤복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공략해 가는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저는, <나라 없는 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겠구나.>라는 생각과 <어머니께 잘 하는 사람이 역시 잘 풀리는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나라 없는 설움을 겪지 않도록>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천주교 신자들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알렐루야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하늘나라를 차지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비유에서, ‘아주 큰 곳간을 지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두고, 스스로에게 <자 너가 이제 여러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면 즐겨라>하겠지만 하느님께서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가면 네 재산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말씀하시며, 자신을 위해서 재산을 모으지만 말고 하느님 앞에서도 부유해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이들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하셨음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가톨릭여성교육관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미혼모 돕기는 예수님 말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해야 한다.> 및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를 더욱 잘 실천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미혼모들은 자녀가 있는 어머니인데도 보호 울타리가 없어서 힘든 상황입니다. 이러한 미혼모들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하늘나라의 보호막이 되어 주시는 가톨릭여성교육관의 다양한 활동, 곧 미혼모 돕기 초청 전시회 두 분, 소품 전시회, 기부 수업, 강좌 안내, 버스킹 등을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어머니께 잘 하는 이들은 잘 풀릴 것입니다.>
42주년을 맞이하는 가톨릭여성교육관이 여성들의 신앙과 교양 증진 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 돕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전하는 복음 선포의 장이며, 하느님의 자애와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애덕 실천의 장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늘 참석하신 교우들과 함께 큰 박수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가톨릭여성교육관이, 영성체송(시편 33편) <주님은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시고, 굶주릴 때 먹여 살리신다.>라는 말씀이 이루어지는 구원과 애덕의 장소가 되기를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서 이미 잘 하고 계시겠습니다만, 계속해서 여성교육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와주시고, 함께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