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은 나의 목자 (성 김대건성당 농민주일 강론) |
2024/07/25 13:36 |
주님은 나의 목자
2024. 7. 21. 성 김대건성당
찬미예수님.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기로 약속 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성 김대건 성당 교우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은 연중 제16 주일이며, 농민 주일입니다. 한국천주교회는 1995년부터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며 도시와 농촌이 한 마음으로 하느님 창조 질서에 합당하게 살기로 다짐하는 주일입니다. 오늘 본당 마당에서도 우리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렸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많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목자가 자주 등장합니다. 먼저 복음에서 사도들의 활동보고가 끝난 다음 예수님께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라 하십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외딴 곳은 육신의 회복과 동시에 하느님 아버지와 영적으로 채우는 피정시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배를 타고 외딴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모습을 보고 육로로 달려가서 먼저 도착했지요. 예수님은 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그들의 모습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의 착한 목자다운 모습을 봅니다.
1독서 예레미야서는, ‘하느님께서 살아남은 양들을 다시 모아 데리고 오겠으며, 그들을 돌볼 목자들을 세울 것이라고 하시고,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 예언합니다. 덧붙여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이 돋아나,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니, 그의 이름은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고 합니다.’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고 정의로운 임금이라고 하니 역시 당신 양들을 위하여 또 인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목숨 바친 사랑을 보여주신 착한 목자 예수님이 떠오릅니다.
2독서 에페소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우리가 한때 멀리 있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의 피로 하느님과 가까워졌음을 밝히며, 적개심을 허물어 온 인류의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라고 알려줍니다. 우리는 이 예수님을 통하여 성령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께 가아가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고 보니, 1독서는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는 정의로운 목자>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2독서는 <인류 상호 간의 화해와 인류와 하느님의 화해를 이룩하신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며, 복음에서는 <영신적으로 육신적으로 외딴 조용한 곳에서 쉬어라 하시고, 또 목자 없는 양들 같은 사람들을 챙기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착한 목자하면, 잃었다 되찾은 양을 어깨에 매고 계신 예수님의 이미지를 그리는데요. 이 모든 예수님 이미지를 마음에 잘 챙겨놓으시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잘 들어주시는 기도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당신의 사랑을 느끼고 싶다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당신을 찾아왔다가 빈 무덤을 보고 주님을 간절히 찾았을 때, 오히려 당신이 찾아오셨듯이, 우리가 예수님을 찾으면 기꺼이 나타나 주시고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렇게 사랑스런 예수님께 우리는 화답송 후렴처럼,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하고 응답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알렐루야 구절에서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하였으니, 착한 목자 예수님의 음성을 잘 따라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네, 7월말 8월초는 휴가기간인데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일하고 돌아온 제자들에게 외딴 곳에 가서 좀 쉬자고 하시며, 영육간에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셨듯이, 우리도 휴식과 함께,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하느님과 친교, 이웃과 친교를 회복하시면 좋겠구요. 특별히 우리를 늘 보살피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의 사랑을 충만히 느끼는 나날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