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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화의 증인, 하느님의 일꾼 (평신도 희년 폐막미사 강론)
   2018/11/13  12:54

평신도 희년 폐막미사


2018. 11. 10. 계산주교좌성당

 

오늘 우리는 ‘평신도 희년 폐막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지난 희년 동안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평신도로서, 주님의 충실한 일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작년 가을 정기총회에서 한국평협 출범 50주년을 맞이하여 2017년 11월 19일부터 2018년 11월 11일, 즉 내일 ‘평신도 주일’까지를 ‘한국천주교회 평신도 희년’으로 선포하였던 것입니다. 
희년의 주제는 “복음화의 증인 – 내가 너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 참조)였습니다. 오늘 우리 교구 평신도 희년 폐막미사를 봉헌하면서 이 주제를 잘 살았던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한 5개월 전에 6.13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선거 운동이 참으로 치열했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직도 그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서로 자기가 적임자라면서 자기를 뽑아달라고 난리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교회 안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간부를 안 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역 반장 뽑기가 어렵고 레지오 단장 뽑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서로 다른가?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봉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봉급을 주지는 못할지라도 존중하고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봉사할 사람이 없으면 교회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천주교회는 평신도에 의해 시작되었고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103위 성인 중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열 분의 프랑스 성직자 분들 외에는 정하상 바오로나 이윤일 요한 등 대부분이 평신도들입니다. 그리고 4년 전에 복자가 되신 124분 중에 주문모 신부님 말고는 모두 평신도입니다. 대구의 순교 복자 20위도 모두 평신도입니다. 그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그 분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하느님을 증언하고 교회를 위해 봉사하였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천주교회와 우리 대구대교구가 있게 된 것입니다.
올해 우리 교구는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봄부터 가을까지 여러 행사와 기도운동을 펼쳤습니다. 그 모든 일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911년 4월 8일에 조선대목구는 서울대목구와 대구대목구로 분할되었습니다. 그 당시 대구대목구를 일명 ‘남방교구’라 불렀는데, 남방교구의 교구청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교구 이름이 정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대구보다는 신자가 더 많았고 신앙적인 토대나 전통이 더 깊었던 전주가 아니라 대구에 교구청이 오게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서상돈회장님이나 정규옥회장님 등 대구의 평신도들의 노력이 큰 몫을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11년 4월 8일 교구 100주년이 되는 그 본 날에 교구청 정원에 서상돈 아우구스티노 회장님의 동상 제막식을 가졌던 것입니다. 
한국 평협에서 2016년과 2017년에 ‘불꽃이 향기가 되어’라는 책 1,2권을 각각 발간하였습니다. 그 책 소제목은 ‘20세기를 살아간 다섯 사람 이야기’입니다. 1,2권을 합치면 열 사람 이야기입니다. 그 열 사람 중에 우리 교구의 서상돈 아우구스티노 회장님, 김구정 이냐시오 선생님, 김익진 프란치스코 선생님이 포함되었습니다. 특히 다음 달 6일과 7일에는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김익진 선생님에 관한 연극 ‘빛으로 나아가다.’가 공연될 예정입니다. 
이 세 분만이 아니라 지난 100년 간 우리 교구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헌신하셨던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우리는 그분들을 기억하고 감사드려야 할 것이고 앞으로 우리들이 우리 교회의 봉사자로서, 하느님의 일꾼으로서 더욱 열심히 살아갈 다짐을 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루카 16,9-15)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10)고 하시면서 우리가 늘 성실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늘 성실한 주님의 종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야말로 참으로 성실한 주님의 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피 4, 11-13)하고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려는 그의 열정 때문인 것입니다. 우리들도 바오로 사도와 같은 이런 성실함과 열정과 용기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은 이제 여러분들을 필요로 합니다. 여러분들의 손과 발을 빌려 복음화를 이루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사도들을 뽑으신 것처럼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일꾼으로 뽑으신 것입니다. 뽑으신 이유는 복음화의 증인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복음화의 증인으로, 하느님의 일꾼으로 살라고 하느님께서 부르시고 뽑으셨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 봉사하다 보면,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여러 가지, 여러 형태의 어려움과 고충들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자신의 소임에 성실히 임하시는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성모님과 한국의 모든 성인성녀들이 여러분들에게 힘을 주시고 하느님께 전구해 주시기를 빕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이윤일 요한과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와 복자들이여, 저희와 저희 교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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