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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덕의 소명 (3대리구 사제피정 미사 강론)
   2019/06/28  13:26

3대리구 사제피정 미사

 

2019. 06. 27(목) 한티 피정의 집

 

이번 주로 교구 사제 연례피정이 마무리 됩니다. 3대리구가 주관하는 이 피정에는 윤병훈 신부님께서 피정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많은 은혜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윤 신부님은 대안학교인 양업고등학교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모범적인 학교로 성장시킨 분입니다. 문제아들이 가는 학교를 모두가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드셨습니다. 
저는 2주 전에 있었던 2차 SINE피정에 참석하였습니다. 1차 케리그마 피정을 했던 사람들이 참석하는 코이노니아 피정이었는데 성체성사와 사제직과 친교의 교회에 초점이 맞추어진 피정이어서 저도 좋았고 모두들 좋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6월은 ‘예수성심성월’이고 내일은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대축일’이며 ‘사제성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일 오전 11시에는 성모당에서 특수사목에 종사하시는 신부님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점심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6월의 기도지향이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하자’는 것입니다. ‘사제들이 검소하고 겸손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특히 가난한 이들과 연대를 이루는 데에 적극적으로 헌신하도록 기도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기도 내용에 우리 사제들이 잘 응답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작년 성 요셉 대축일에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발표하셨습니다. 성덕의 소명은 누구보다도 우리 성직자들에게 특별히 주어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책 서문에서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러저러한 평범한 존재로 안주하기를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다.”(1항) “저의 소박한 바람은 많은 위험과 도전과 기회를 안고 있는 우리 시대에 맞갖게 실천적 방식으로 성덕의 소명이 다시 한 번 울려 퍼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뽑으시어, ‘사랑으로’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기’(에페 1,4) 때문입니다.”(2항)
우리 신부님들이 특별히 성덕에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마태 7,21-29)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늘나라는 무슨 친분관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들어간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우리들에게 적용하여 달리 말하면, 우리가 사람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매일 미사를 드리는 사제라 할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또 말씀하십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은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해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고,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그런데 군중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몹시 놀랐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가르침에는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권위는 자신이 갖추어야 되겠다고 하여 갖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권위는 주어지는 것입니다. 남이 인정하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율법학자들과는 달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말의 표현대로 하자면, 율법학자들은 권위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율법학자들은 백성들로부터 ‘랍비’라는 존칭을 들었던 사람들이고 사람들에게 성경을 풀이해 주고 가르쳤던 사람들인데 왜 그들은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지 못하였습니까? 아니, 사람들이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말과 행동이, 가르침과 실천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위에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우리 사제들도 자신이 한 강론 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이랄까, 그런 어려움을 각자 어느 정도는 겪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자신의 그러한 모습을 성찰하면서 좀 더 잘 살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하며 노력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제서품미사 때 예식서에 나오는 주교 훈화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이 훈화 말씀을 마지막으로 묵상해보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기꺼이 받아들인 하느님의 말씀을 모든 이에게 전하십시오. 하느님의 법을 깊이 묵상하며 읽고, 읽은 것을 믿고, 믿는 것을 가르치며, 가르치는 것을 실천하십시오. 여러분이 가르치는 교리는 하느님의 백성에게 양식이 되고, 여러분의 성실한 삶은 교우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말과 모범으로 하느님의 교회를 건설해야 합니다.”